“청사 마련해서 가면 구내식당에서 김치찌개 끓여서 한번 먹읍시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3일 오전 종로구 통의동 집무실 앞 ‘천막 기자실’을 방문해 15분가량 즉석 티타임을 진행했다.
윤 당선인은 이날 오전 10시53분쯤 집무실로 출근하면서 기자실에 들어섰다. 윤 당선인은 기자실에서 “더 좋은 환경을 만들어드려야 하는데, 일단 써보고”라고 인사했다. 냉장고 문을 직접 열어보며 “여기 뭐 놨어?”라고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윤 당선인은 ‘기자실에 자주 와서 현안 얘기를 해 달라’ ‘티타임을 해 달라’는 요청에 “그럴까요. 커피 한 잔 합시다”라고 했다.
한 기자가 지난 16일 윤 당선인의 통의동 김치찌개 오찬 얘기를 꺼내자 “그 집 김치찌개가 시원하다. 여기가 파전 동그랑땡 파는 집이 골목에 많아서 옛날 생각이 나더만”이라고 했다.
‘한 번도 혼밥 안 했느냐’는 질문에는 “아침은 혼자 가끔 먹는다. 근데 아침에도 뭘 먹으려고 하면 (강아지가) 와서 딱 쳐다보고 있다. 게네들 나눠주고 같이 먹는다”라고 했다. 부인 김건희 여사에 대해선 “우리 집사람은 아침 안 먹는다”고 했다.
윤 당선인은 ‘취임하면 기자들에게 김치찌개 끓여준다고 했다’는 질문에 “청사를 마련해서 가면 내가 하루 구내식당에서 저녁에 양 많이 끓여서 같이 한번 먹읍시다”라고 대답했다.
윤 당선인은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선물 받은 반려견(곰이·송강이)의 인수인계 문제와 관련해서는 “아무리 정상 간 받았다 해도 강아지는 키우던 주인이 키우는 게 맞지 않나”라고 했다.
윤 당선인은 “검찰총장 임명장 받으러 갔을 때 처(김 여사)가 강아지(곰이·송강이)를 보고 싶다는 말을 하려고 해서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라고 툭툭 쳤다”며 웃기도 했다.
이어 “(반려견을) 저한테 주시면 잘 키우겠다”면서도 “동물을 그렇게 사람 중심으로만 생각할 게 아니다. 정을 많이 쏟은 주인이 계속 기르게 하는 것이 선물 취지랑 맞는다”고 했다.
윤 당선인의 반려견이 국방부로 가는지 서초동으로 가는지 묻는 말에는 “한남동 공관을 쓸 생각인데 거기로 데려가야 한다. 늦어지면 서초동에서 키워야 하고”라고 했다. 문 대통령을 언제쯤 볼 수 있는지 묻는 말에는 “그거는 저도 잘 모르겠다”라고 했다.
윤 당선인은 “아직도 선거 운동하던 습관이 남아 잠을 많이는 못 잔다. 꿈 같은 데서 뭘 해야 하고 여기에는 대응해야 하는데 깨보면 선거가 아니다”라며 웃음을 터뜨렸다.
윤 당선인은 국방부 청사 이전을 완료하면 1층에 마련될 프레스룸을 자주 찾겠다고 약속했다. 윤 당선인은 “제일 기자실 자주 가신 분이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인데 5년 임기 동안 100회 이상 가셨다”라면서 “가급적 기자들을 자주 보겠다”고 했다.
나성원 구승은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