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靑과 사면 문제 이견 없다”… MB·김경수 동시 사면?

입력 2022-03-23 09:16 수정 2022-03-23 10:14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달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현안질의에서 박범계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질의하고 있다. 뉴시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회동을 위한 실무 협의 과정에 대해 언급하면서 “사면 문제에 대해서는 서로 간의 이견이 없는 것 같다”고 23일 말했다. 그는 회동 결렬의 원인으로 꼽혔던 인사권 문제도 조율이 이뤄졌다고 했다. 다만 대통령 집무실 이전 문제와 예비비 지출 건에 대해서는 아직 입장 차이가 크다고 밝혔다.

권 의원은 2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대통령과 당선인이 만나는데 얼굴 붉히고 헤어지면 타격 아니겠냐”며 “지금 중요한 부분에 대한 합의가 안 됐다”고 말했다.

그는 “청와대 이전, 예비비 지출에 대해서는 제대로 조율이 안 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사면 문제에 대해서는 서로 간 이견이 없는 것 같고, 인사권 문제도 어느 정도 조율된 것으로 저는 알고 있다”고 했다.

이에 진행자 김현정씨는 ‘사면 문제에 이견이 없는 상태라고 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 김경수 전 경남지사 사면까지도 합의된 것이냐’고 파고들었다.

그러자 권 의원은 “그렇게 구체적으로 된 건 아니다”고 한발 물러서면서도 “청와대도 MB(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 요청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이어 “그러면 결국 김경수 전 지사나 이번 지방선거에 출마할 민주당의 중요 인사, 선거법 위반 등으로 제한된 인사에 대한 사면이 이루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이 전 대통령 사면과 더불어 김 전 지사 등 민주당 측 인사의 사면이 이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대통령과 당선인이 조속히 만나야 하지 않느냐’는 지적에 권 의원은 “주요 부분에 대해 합의가 안 된다면 굳이 만날 이유가 없다”며 완강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역사상 물러나는 정부가 새로 출범하는 정부의 첫 번째 일에 이렇게 딴지를 건 적이 없다”며 “(당선인 입장에서) 부담스럽지만 원인 제공을 누가 했나. 저희가 한 게 아니지 않나”라고 반발했다.

권 의원은 “우리는 만나려고 노력했다”며 책임을 청와대로 돌렸다. 그는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을 통해 협조해 달라고 간곡하게 요청했고, 처음에는 들어줄 듯했으나 갑자기 오후에 기류가 바뀌었다”며 “추측하기에는 이 대선에 승복 못 하는 민주당 강경파들의 정치적으로 이용하자, 새 정부의 힘을 빼자는 주장이 청와대에서 수용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청와대 이전은 문 대통령이 두 번이나 공약했던 사항인데 실천을 못 했다. 청와대 들어가보니까 너무 좋아서 권력의 달콤함에 포기를 했었던 것”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이에 진행자가 “경호 문제 때문 아니냐”고 지적하자 권 의원은 “경호 문제도 있지만 막상 들어가 보면 청와대만큼 좋은 데가 없다”며 “순전히 반대를 위한 반대”라고 말했다.

권 의원은 김부겸 국무총리가 청와대 이전 태스크포스(TF)를 만들자고 역제안한 것을 두고는 “결국 윤 당선인의 공약을 무산 내지 지연시키기 위한 술책이라고 본다”고 거부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질질 끌어서 결국 출범일까지 안 해주겠다는 거 아니냐”며 “차라리 우리는 우리가 출범한 후 우리 결정으로 모든 것을 하겠다”고 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