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 “尹 ‘통의동 집무’에 아연실색… 때론 접는 게 지도자”

입력 2022-03-23 06:00 수정 2022-03-23 09:55
문재인 대통령과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청와대사진기자단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22일 “때론 접어주는 것도 지도자의 미덕”이라며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을 향해 쓴소리를 했다. 그는 “그 대상이 국민의 여론일 때 경청은 지도자의 의무”라고 강조했다.

임 전 실장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취임 후에도 통의동에서 집무를 하겠다는 얘기에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다”며 “시작도 하기 전에 국민의 근심이 쌓여간다”고 말했다. 이는 앞서 윤 당선인이 ‘용산 집무실 이전’에 차질이 빚어지면 현재 인수위 업무를 보고 있는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서 집무를 보겠다고 밝힌 데 대한 비판이다.

임 전 실장은 “시간을 갖고 최소한의 절차를 지키자는 게 그렇게 어려운 얘기인가”라며 “국민의 목소리를 외면하면서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겠다는 것은 궤변이거나 고집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민은 걱정이 쌓이면 그다음엔 질책을 하고 또 그다음에는 분노를 한다”고 덧붙였다.

윤 당선인은 용산 집무실 이전 계획이 현 정부의 제동으로 암초를 만나자 우선 통의동에서 집무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전날 “윤 당선인은 통의동에서 정부 출범 직후부터 바로 조치할 시급한 민생문제와 국정과제를 처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청와대는 전날 국가안전보장회의(NSC) 확대관계장관회의 뒤 “새 정부 출범 전까지 국방부, 합참, 대통령 집무실과 비서실 등 보좌기구, 경호처 등을 이전한다는 계획은 무리한 면이 있어 보인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국가안보에는 한순간도 빈틈이 없어야 한다” “우리 군이 최고의 안보 대비태세를 유지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