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항공이 1년1개월 만에 기업회생절차를 졸업했다. 그동안 제주항공과의 인수·합병(M&A) 무산, 직원 600여명 정리해고 등의 우여곡절을 겪었다. 항공업계는 최근 여행수요 회복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어 이스타항공의 경영정상화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본다.
서울회생법원은 22일 이스타항공의 기업회생절차를 종결했다고 밝혔다. 법원은 “약 153억원 상당의 회생담보권과 회생채권 전액이 변제됐다. 약 445억원 상당의 공익채권(미지급 임금·퇴직금) 등도 변제됐다. 해외입국자의 격리 지침 완화로 이스타항공의 영업과 매출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스타항공은 2019년 9월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제주항공과의 M&A를 추진하다 무산되면서 지난해 2월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갔다. 지난해 6월 골프장 관리·부동산 임대업체인 ㈜성정이 인수자로 선정됐다. 성정은 인수자금 700억원과 운영자금 387억원을 투입하며 인수를 마무리했다.
이스타항공은 국토교통부에 항공운항증명(AOC) 인가를 신청하며 재운항 준비에 착수했다. 성정의 형남순 회장을 이스타항공 회장으로 선임했고, 경영진 인사와 조직 개편도 진행했다.
현재 이스타항공에는 25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승무원들은 모의비행 등 항공기 재운항에 필요한 교육을 순차적으로 받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현재 3대인 보유 여객기를 올해 안에 10대로 늘릴 계획이다. 항공기를 추가 확보할 때마다 승무원도 복직할 전망이다. 성정 측은 기존 인력이 쌓아온 노하우를 최대한 활용하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현재로선 항공기 10대를 연내에 확보한다는 계획이지만, 국제선 재개 속도에 따라 더 공격적으로 움직일 수도 있다”면서 “다른 항공사들이 대형기 도입을 검토하듯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코로나19 상황이나 국제선 회복 속도 등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타항공은 AOC 취득 이후 김포~제주 노선부터 운항을 재개할 예정이다. 추후 국제선 운항도 시작한다.
이윤철 한국항공대 경영학부 교수는 “이스타항공을 포함한 모든 항공사가 그간 운항 빈도를 크게 줄였던 만큼, 수요가 늘어날 때 운항이 원활하도록 안전에 특히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