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자현 ‘파오차이’ 사과…中 비아냥 “김치가 발명인가”

입력 2022-03-22 16:55
배우 추자현. JTBC 제공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활동하고 있는 배우 추자현이 한국 전통음식 김치를 중국 음식인 ‘파오차이’(泡菜·중국 절임 채소)로 표기했다가 논란이 불거진 것과 관련해 사과했다.

추자현은 22일 소속사 BH엔터테인먼트를 통해 “평소 한국과 중국 활동을 병행하며 이러한 부분에 대해 누구보다 관심을 두고 주의를 해 왔다”면서 “그런데도 이번 일로 많은 분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이어 “미처 알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 고민하며 반복된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김치의 올바른 중국어 표기법에 대해서 찾아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간 김치와 파오차이의 번역 및 표기는 관용으로 인정해 사용할 수 있었으나, 작년 7월 시행된 문화체육관광부의 ‘공공 용어의 외국어 번역 및 표기 지침’ 훈령 이후 신치(辛奇)로 표준화해 명시한 것을 알게 됐다”고 해명했다.

실제 지난해 7월 문화체육부는 “우리의 고유 음식의 김치가 중국의 절임 음식인 파오차이로 번역돼 논란이 되고 있다”면서 김치의 중국어 번역·표기를 ‘신치(辛奇)’로 바꾸고, 파오차이는 삭제한다고 밝힌 바 있다.

추자현은 “신치가 아직은 널리 통용되고 있는 상황이 아니라서 이를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관심을 갖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조언도 들었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우리 고유 음식의 이름을 바로 알고 사용하며 올바른 표현이 더욱 알려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서경덕 교수 SNS 캡처

추자현은 지난 17일 중국판 인스타그램인 샤오홍슈에 남편 우효광이 끓여주는 라면과 김치를 함께 먹는 영상을 올리면서 영상 속 자막에 김치를 ‘파오차이’로 표기해 논란에 휩싸였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이와 관련 지난 21일 해당 영상을 캡처해 인스타그램에 올리고, 중국에 진출한 한국 연예인들의 파오차이 표기 실수가 더 반복되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근 중국의 김치공정, 한복공정 등 어이없는 일들이 벌어지는 상황에서 특히 대외적인 영향력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국가적인 기본적 정서는 헤아릴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는 21일 '파오차이' 논란에 대한 지적을 제기한 서경덕 교수를 겨냥한 기사를 보도했다. 환구시보 홈페이지 캡처

그러자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는 같은 날 서 교수의 문제제기를 언급하며 비꼬는 기사를 내보내기도 했다.

환구시보는 ‘중국에서 활동하는 한국 연예인이 김치를 ‘파오차이’로 표기하자 한국 교수가 또 불만을 터뜨렸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서 교수가 중국의 김치 표기에 문제를 제기한 게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고 언급했다.

이어 서 교수가 2020년 12월 “김치의 기원은 중국”이라고 적은 중국 포털 바이두에 항의 메일을 보내기도 했다면서 당시 뤼차오 랴오닝 사회과학원 북한한국연구센터 수석연구원의 인터뷰 내용을 재인용했다.

뤼 연구원은 당시 “김치의 기원에 대해 가벼운 농담처럼 받아들이는 중국과 달리 한국이 훨씬 심각한 이유는 한국인의 민감한 민족적 자존심과 관련이 있다”며 “한국은 강대국의 틈바구니에 살면서 민족적 자존심을 지나치게 예민한 상태로 끌어올리는 사고방식을 형성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중국인의 눈에는 김치가 한낱 반찬일지 모르지만, 한국인의 눈에는 세계에서 중요한 발명품인 셈”이라고 비아냥댔다.

이주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