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이 비판한 ‘이공계女 장학금 35%’, 결국 폐지

입력 2022-03-22 14:57
한국장학재단 '2022년도 국가우수장학금(이공계) 업무처리기준'

한국장학재단이 이공계 학생을 대상으로 한 2022년도 국가우수장학금 선발 기준에서 여학생을 일정 비율 선발토록 한 권고 방침을 폐지했다. 이 제도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해 4월 “이공계 여성학생의 비율이 20%인데 국가장학금의 35%는 여성에게 주라고 칸막이를 세워버리면 불공정하다”고 비판해 이목을 끌었다.

한국장학재단이 22일 홈페이지를 통해 공지한 ‘2022년도 국가우수장학금(이공계) 업무처리기준’을 보면, 올해 이공계 장학금 사업에서 신입생의 경우 35%, 재학생의 경우 30%를 여학생으로 선발할 것을 권고하는 부분이 삭제돼있다.

이에 대해 장학재단 측은 지난해 여학생 선발률이 권고율을 넘는 평균 47.1%에 달하는 등 정책을 전환할 필요가 있어 관계 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협의해 폐지했다고 설명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해 4월 페이스북에 올린 게시물. 페이스북 캡처

해당 제도는 ‘여성 과학기술인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여학생의 이공계 진출 유도를 위해 지난 2014년 도입됐다.

그러던 중 이준석 대표가 지난해 4월 한 인터넷 매체 기사를 공유하며 이 제도가 불공정하다고 비판해 논란이 일었다. 이공계 대학생 중 여학생의 비율은 20%에 불과한데 장학생 선발에서 여학생 비율을 35%로 하라는 건 역차별이란 주장이었다.

하지만 당시 이 대표가 근거로 삼은 기사에 담긴 ‘이공계 여학생 20%’라는 수치는 부정확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대표가 공유한 기사는 종로학원하늘교육이 지난해 3월 공개한 자료를 바탕으로 했는데, 여기엔 공학계열 재학 중인 여학생의 비율이 2020년 기준 20.1%라는 내용이 포함돼있다. 자연계열을 뺀 공학계열만을 대상으로 한 수치를 이공계 전체 수치로 오인한 것이다. 당시 교육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통계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이공계열에 재학 중인 여학생은 전체의 30.2%(자연계열 51%, 공학계열 21.7%)였다.

이 수치는 꾸준히 늘고 있다. 한국여성과학기술인육성재단의 ‘남녀 과학기술인 양성 및 활용통계 보고서’를 보면, 2020년 기준 이공계열에 재학 중인 여학생은 33.4%(자연계열 52.4%, 공학계열 25.4%)로 집계됐다.

안명진 기자 a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