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서 북한 女노동자 20명 집단탈북…北, ‘초비상’

입력 2022-03-22 09:30 수정 2022-03-22 10:53
CNN이 2016년 5월 중국에 있는 북한 식당에서 집단 탈북한 식당 여종업원들의 가족과 인터뷰를 한 내용을 보도했다. CNN 영상 캡처

중국 상하이에 파견된 북한 여성노동자들과 담당 지배인이 코로나19 격리 도중 집단 탈북한 정황이 포착됐다. 북한 당국은 중국과의 협조를 통해 추적 중이나 한 달째 이들을 찾지 못하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미 자유아시아방송(RFA) 보도에 따르면 중국 다롄의 한 대북소식통은 “지난달 중순 상하이의 의류회사에서 일하던 북조선 여성봉제공들이 코로나 방역을 위해 격리돼 있던 중 집단으로 사라지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사라진 여성노동자들은 20명이며 관리·감독 책임자인 지배인도 함께 사라졌다. 이들을 고용한 중국회사 사장이 지배인에게 전화했으나 전화를 받지 않아 숙소에 찾아갔다가 이들이 사라진 것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실종 소식은 즉시 베이징 북한 총영사관에 보고됐다. 이에 총영사관이 중국 공안에 협조를 요청하고 국경으로 향하는 철도역과 국경초소들을 중심으로 이들의 행방을 쫓고 있으나 한 달 넘게 사라진 이들의 행방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에 북한 측은 이들이 집단 탈북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소식통은 “이들이 현재 동남아에 있는지, 이미 한국에 입국했는지 알아보기 위해 북조선 영사관 측이 초비상상태에서 바삐 움직이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단둥의 한 대북소식통은 이와 관련해 “상하이는 도시 규모가 크고 사람들이 번잡해 시내를 벗어나는 데 유리하지만 열차를 타든 버스를 타든 후커우(신분증 확인)를 보여주어야 열차표를 떼고(사서) 이동할 수 있다”면서 “북조선 노동자들과 지배인이 아직 잡혔다는 말이 없는 것으로 보아 안내자를 앞세운 기획 탈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