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측 “일할 수 있게 도와달라”…“무서운 세입자 아냐”

입력 2022-03-22 09:14 수정 2022-03-22 11:04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회견장에서 대통령실 용산 이전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이 22일 “저희는 일하고 싶다. 일할 수 있게 도와 달라”고 말했다. 대통령 집무실의 용산 이전 문제로 문재인 대통령과 갈등이 커지는 상황에서 민생에 전념하고 싶다는 뜻을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오전 삼청동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기자회견장에서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고 했던 당선인이 선거에 임할 때, 국민이 ‘정권교체’를 명한 것은 이제 제대로 일하라는 엄중한 바람임을 잘 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대변인은 “국민의 관점에서 볼 때 정말 일 잘하는 정부, 유능한 정부가 되고 싶다”며 “새 정부는 헌법과 법률에 따라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한을 나라와 국민을 위해 잘 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어떤 일이든 난관은 있기 마련”이라며 “그러나 난관을 이유로 꼭 해야 할 개혁을 우회하거나 미래의 국민 부담으로 남겨두지는 않을 것”이라고 집무실 이전 방침을 관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일할 수 있게 도와 달라는 건 주체를 특정한 것이냐’는 질문에는 “국민 여러분께 말씀드리고 저희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김 대변인은 또 최근 여론조사에서 용산 이전 반대가 우세한 것을 두고는 “다양한 경로에서 소중하게 건네주시는 말씀들을 잘 새겨듣고 있다”며 “앞으로 진행과정에 있어서 소상히 말씀드려야 할 단계가 있으면 놓치지 않고 함께 공유하고 이해를 구할 수 있는 그 과정을 잊지 않고 챙기겠다”고 했다

이어 “저희는 무서운 세입자가 아니다”라는 발언도 내놨다. ‘5월 10일 0시부로 청와대를 개방한다는 뜻은 문재인 정부가 그전에 청와대를 비워야 한다는 뜻이냐’는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김 대변인은 “5월 10일 0시라고 말씀을 드리는 것은 윤 당선인이 대통령으로서 국군통수권자이자 행정 각부를 통할하는 공식적인 업무를 시작하는 날이기 때문에 상징성과 책임감을 갖고 국민과 약속을 지키겠다는 것”이라며 “주무시는 분을 어떻게 나가라고 하느냐”고 말했다.

‘청와대와 애초 협의가 제대로 안 된 것이냐’는 질문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당선인 두 분이 공감대를 가진 몇 안 되는 공약이니까 업무 인수인계가 원활히 될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결과는 아니었다”고 했다.

김 대변인은 “저희가 없는 말을 드리진 않는다”며 “기획재정부나 행정안전부와 절차를 상의하고 합당한 결과를 받아들이기까지 상호 조율과 소통이 이뤄졌던 것으로 들었다. 여기서 시시비비를 가리고 싶진 않다”고 했다.

그는 이날 오전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몽니를 부리는 게 아니라 실무 협의가 많지 않았다. 예비비 편성도 안보 공백을 해결하면 당장 할 수 있다’는 취지로 말한 데 대해서는 “현 청와대가 통할하는 각 부처에 계신 분들과 사전에 의견조율을 진행했다”며 “청와대가 원하는 뜻이 무엇인지 별도로 전달해주신다면 잘 숙의해보겠다”고 답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