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 담요같은 소리” 우크라 부총리, 中‘생색 지원’ 비난

입력 2022-03-22 08:54 수정 2022-03-22 10:44
이리나 베레슈크 우크라이나 부총리. 이리나 베레슈크 페이스북 캡처

중국 외교부가 최근 “우크라이나에 필요한 것은 미국의 무기보다 중국의 인도적 물자”라고 발언한 데 대해 우크라이나 부총리가 강한 반감을 표했다.

21일(현지시간) 페이스북에 따르면 이리나 베레슈크 우크라이나 부총리는 지난 19일 자신의 계정에 글을 올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의 발언은) 전혀 진지하지 않고, 존경받을 만한 국가의 위상을 가질 가치가 하등 없다”고 비판했다.

앞서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18일 정례브리핑에서 “미국은 치명적인 무기를 제공했지만 중국은 식품, 분유, 침낭, 이불, 방습 매트와 같은 긴급히 필요로 하는 인도적 물자를 지원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이 지원하는 무기가 우크라이나에 안보를 가져다주겠느냐. 아니면 우크라이나에서 더 많은 민간인 사상자를 초래하겠느냐”며 “우크라이나 민간인에게 음식과 침낭보다 더 필요한 것이 무엇이겠나”라고 생색을 냈다.

이에 베레슈크 부총리는 “무슨 담요냐. 러시아가 우리 도시를 폭격하고 있다”면서 “민간인의 하늘을 가릴 방공시스템이 필요하다. 방습 매트는 또 뭔가”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지난주 러시아 공격을 대피한 중국인 유학생 160명에게 물어볼 것을 권한다”며 “우리는 담요와 매트리스가 필요하지 않고, 우리 영토를 방어할 무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중국을 향해 “우크라이나의 주거지역을 폭격하는 이들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라”고 러시아에 대한 암묵적 지지를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한편 친강 주미 중국대사는 20일 미국 CBS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돈이나 무기를 러시아에 보낼 수 있느냐는 질문에 “중국이 러시아에 군사적 지원을 한다는 잘못된 정보가 있다. 우리는 이를 거부한다”며 “중국이 하고 있는 일은 음식과 의약품, 침낭, 분유 등을 보내는 것이지 어느 곳에도 무기와 탄약을 보내지는 않는다”고 답했다.

그는 또 중국이 러시아의 침략을 규탄할 것이냐는 질문에 “순진하게 굴지 말라”며 “규탄은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비난한다고 해서 러시아가 공격을 멈추지는 않을 것”이라며 러시아와의 ‘우호적’ 관계에 대해서는 선을 긋지 않았다.

현재 미국은 러시아가 중국에 군사장비 및 경제원조를 요청했고 이에 중국이 지원 의사를 보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미국 백악관은 18일 조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화상통화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중국이 러시아에 대한 물질적 지원을 할 경우 그 의미와 향후 초래할 결과에 대해 설명했다”고 밝혔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