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 전문가인 김종대 전 정의당 의원이 ‘집무실 용산 이전’ 무산 위기에 빠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을 겨냥해 21일 “청와대도 못 가고 용산도 못 가는 전세 난민 신세가 된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청와대는 윤 당선인의 용산 국방부 청사 집무실 이전 방침에 대해 안보 위기를 이유로 반대 목소리를 냈다.
김 전 의원은 이날 TBS라디오 ‘신장식의 신장개업’에서 윤 당선인이 집무실 용산 이전이 당장 불가능할 경우 통의동 인수위원회 사무실에서 근무하겠다며 ‘배수의 진’을 치자 “참으로 국격이 떨어지는 소리”라며 “들어갈 집이 없으니 임시로 호텔에서 묵겠다는 식으로 돼버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통의동은 시설이 좁기 때문에 큰 행사는 못한다고 봐야 된다. 외국 사절이 왔을 때 의장대 행사가 안 된다”며 “또 헬기가 못 뜨기 때문에 헬기 이용하려면 국방부나 청와대 헬기장에 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통의동은 방호시설이 없다”며 “대통령이 고립되는 것, 고아가 되는 것이다. 비서실이나 경호처가 다 와 있을 수 없으니까 원거리에서 보좌를 해야 되는데 (못한다)”라고 덧붙였다.
김 전 의원은 “물론 국가가 망하진 않는다. 기본은 될 것”이라며 “그러나 국정의 에너지를 한껏 고양시켜 통합정부를 이끌어 나가기에는 통의동은 여러 가지로 부적절하다. 집권 초에 스타일을 구기는 부분이 참 안타깝다”고 말했다.
아울러 ‘청와대에 들어가면 국민들과 단절된다’는 반응에는 “청와대가 무슨 감옥이냐. 청와대가 무슨 중세시대 요새이냐”며 “지금 청와대가 많을 때는 국민 4000명이 관광한다. 비서동에 있는 그 직원들이 점심 먹으러 나오면 시민들하고 다 부딪히게 되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 전 의원은 “청와대 자체가 싫은 것”이라며 “하루도 못 가겠다 그랬다. 조선총독부부터 100년 동안 보수와 진보가 번갈아가면서 제왕적 권력을 누린 전근대의 상징이고 가까이 할 장소가 아니라는 인식을 그대로 드러낸다”고 언급했다.
또 “우리나라에 역대 민주화 과정도, 청와대에 대통령이 있을 때 이 나라의 민주주의가 성숙했던 역사가 있다”며 “이런 것들을 일체 부정하니 항간에 이상한 소문도 도는 것”이라고 성토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