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러, 악의적 사이버 공격 모색 확인”…기업에 보안 강화 촉구

입력 2022-03-22 04:49 수정 2022-03-22 09:43

미국이 주요 기반시설을 표적으로 하는 러시아 사이버 공격 가능성이 커졌다며 민간 기업에 대비를 촉구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지금은 국내 사이버 안보를 개선하고 우리나라의 회복력을 강화하기 위한 작업을 가속하는 중요한 순간”이라면서 “러시아 정부가 사이버 공격 가능성에 대한 옵션을 모색하고 있다는 진전된 첩보가 있다”고 밝혔다. 또 “우리는 전례 없는 경제 제재에 대응해 러시아가 미국에 대한 악의적 사이버 활동에 참여할 가능성을 경고해 왔다”며 “이는 러시아의 계획 일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 정부는 출범 첫날부터 연방정부 및 그러한 권한을 가진 주요 인프라 부문에 광범위한 사이버 안보 조치를 명령하고, 모든 주요 인프라에 걸쳐 사이버 안보를 강화하기 위한 혁신적인 민관 파트너십과 이니셔티브를 구축하는 등 국가 사이버 방위를 강화하고자 노력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연방정부는 이 위협을 혼자서 방어할 순 없다”며 주요 인프라 소유자와 운영자가 사이버 안보를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가속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다중 요소 인증 사용 의무, 최신 보안 소프트웨어 배포, 네트워크 암호 강화, 데이터 백업, 비상 훈련 실시 등 구체적인 조치도 제안했다.

앤 노이버거 백악관 사이버·신기술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리가 예상하는 특정 사이버 공격의 증거는 없지만 몇 가지 (공격) 준비 활동이 있었다”며 “기밀 상황에 영향받을 수 있는 기업들에 지난주 브리핑을 했다”고 말했다. 또 “주요 기반시설에서 사이버 사고가 발생할 확신은 없지만, 이것은 우리 모두의 책임에 대한 요구”라고 설명했다.

한편 영국 정부는 국방부 장관 등에게 지난주 사기 영상통화가 걸려왔는데, 그 배후가 러시아라고 발표했다. 영국 총리실 대변인 맥스 블레인은 “사기 전화와 관련해서 조사에 착수했다”며 “러시아 등이 거의 매일 해킹 등의 시도를 하지만 대부분은 중간에 차단된다”고 말했다.

앞서 벤 월러스 영국 국방부 장관은 지난 17일 영상통화를 하다가 의심스러워져서 끊었다고 공개하고 러시아가 더러운 수를 쓰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마이크로소프트 팀스에서 약 10분간 영상통화를 했으며, 질문이 점점 이상해지자 결국 끊었다. 이후 전화를 연결한 직원들을 크게 질책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프리티 파텔 내무부 장관, 나딘 도리스 문화부 장관도 비슷한 시도가 있었다고 언급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