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21일(현지시간)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해 더욱 공격적인 금리 인상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0.5% 포인트 수준의 ‘빅 스텝’ 실행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됐다.
파월 의장은 21일(현지시간) 전미실물경제협회(NABE) 컨퍼런스 연설에서 “노동시장은 매우 강력하지만, 물가가 너무 높다”며 “가격 안정을 회복하는 데 필요하다면 좀 더 제한을 가하는 수준으로 움직일 필요가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연준) 회의 때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이상 올림으로써 더 공격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적절하다고 결론 낸다면 우리는 그렇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준은 최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0.25% 포인트 금리 인상을 결정했다. 또 금리를 꾸준히 올려 연말에는 1.9%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남은 6번 회의 때 매번 0.25% 포인트를 올려야 가능한 수치다. 파월 의장의 발언은 금리 인상 폭을 더 넓혀 조기에 목표 수준 달성이 가능하다는 의사를 표현한 셈이다.
CNN은 “경제학자들이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바에 따라 행동하고 있다”며 “이날 발표된 NABE 경제 정책 조사를 보면 응답자 77%는 지금의 통화 정책이 너무 느슨하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코로나19 회복에 따른 수요 회복과 공급망 병목현상 가중이 물가 상승에 악영향을 끼치는 과정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라는 새로운 변수까지 등장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미 2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7.9% 급등해 40년 만의 최대폭 상승을 기록했다. 그러나 러시아에 대한 서방 동맹의 경제, 무역 제재는 에너지와 원자재, 곡물 가격 상승을 가중하며 인플레이션 우려를 더 높이고 있다.
파월 의장은 “정확히 어떤 모습일지는 알 수 없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세계 경제와 미국 경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향후 3년 내 인플레이션이 정상 수준인 2%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연착륙이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은행 총재도 “데이터가 시사하는 바가 적절하다면 평소보다 더 큰 금리 인상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오늘날 세계와 경제에는 불확실성이 많다”며 “관찰하고 대응하는 게 팀의 모토가 됐다”고 말했다.
파월 장관은 양적 긴축을 위해 이르면 5월부터 보유 자산 축소를 시작할 수 있다는 입장도 재확인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