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 연합기관 통합이 또다시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최근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임시대표회장 김현성 변호사) 임원회가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대표회장 류영모 목사)과 작성한 통합에 대한 ‘기본합의서’에 반대하면서 통합은 무산된 듯 보였다. 그러나 당시 한기총 임원회 절차에 대한 이의서가 접수돼 회의를 다시 열 가능성이 생기면서 희망의 불씨가 남아있는 상황이다.
김현성 한기총 임시대표회장은 21일 “임원회 참여 인원을 계수하는 상황과 기본합의서 찬성 여부를 두고 무기명 투표를 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다는 이의서가 접수돼 현재 검토 중”이라며 “절차상 문제는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자가 있다면 임원회를 다시 열어 정리하고 넘어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한기총 임원회에서는 한교총에 속한 세계교회협의회(WCC) 찬성 교단과는 함께 할 수 없다는 의견이 제기돼 투표 결과 찬성 14표, 반대 17표가 나왔다. WCC에는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총회장 류영모 목사) 총회와 기독교대한감리회(감독회장 이철 목사) 등 대형 교단들이 가입돼 있어 이 교단들을 제외하고서는 통합이 이뤄지기 어렵다.
한기총 임원회가 다시 개최된다면 기본합의서 통과 여부를 재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다시 개최된다고 해도 통과된다는 보장은 없지만 한기총 내 통합을 원하는 인사들은 희망을 놓지 않고 있다. 한기총 내부 관계자는 “임원회에서 통합 안건이 또다시 부결된다면 실행위원회, 임시총회 등에서 다시 다룰 수 있다”며 “아직 통합이 물 건너 갔다고 보기는 이른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이 산을 넘어도 이단 시비가 있는 한기총 내 회원 교단 처리 문제는 여전히 도사리고 있다.
한교총은 한기총이 기본합의서를 통과시킨다면 다시 통합 논의를 하겠다는 입장이다. 소강석 한교총 통합추진위원장은 “한기총에서 임원회를 다시 열 것이라고 본다”며 “임원회에서 통합을 찬성하면 다시 세부논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용미 기자 m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