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렉 니콜렌코 우크라이나 외무부 대변인은 러시아군의 공습을 받은 남부 도시 마리우폴의 피해 상황을 제2차 세계대전의 참상으로 묘사했다. 러시아군은 이 도시에 최후통첩을 띄우고 항복을 종용했지만, 마리우폴의 우크라이나군은 거부했다.
니콜렌코 외무부 대변인은 20일(현지시간) 트위터에 “그들(러시아군)은 병원 극장 학교 대피소를 폭격해 시민과 아이들을 죽였다. 겁에 질린 사람들을 침략자의 땅(러시아)으로 강제 이주했다. 제2차 세계대전의 한 단원(chapter)으로 들리는가. 아니다. 오늘 러시아군이 마리우폴에서 저지른 행동이다”라고 적었다.
마리우폴은 러시아에 인접한 우크라이나 남동부 항구 도시다.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된 지난달 24일부터 집중 공세를 받아왔다. 미국 민간 위성 지도 기업 플래닛랩스가 같은 날 마리우폴 리보베레즈니 상공에서 촬영한 사진을 보면 민가와 민간 시설 곳곳이 러시아군의 공습으로 불에 타 연기를 뿜어내고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400여명이 대피한 마리우폴의 한 예술학교를 러시아군이 공격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총참모부 산하 지휘센터인 국가국방관리센터 지휘관 미하일 미진체프는 이날 브리핑에서 “마리우폴의 우크라이나군에 항복하라고 최후통첩을 했다”고 밝혔다. 미진체프는 우크라이나 현지시간으로 21일 오전 9시(한국시간 오후 4시) 마리우폴 동쪽과 서쪽의 두 방향에 인도주의 통로를 2시간 동안 개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의 말이 이행되면 인도주의 통로는 한국시간으로 오후 6시까지 열린다. 그 이후 공격이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는 마리우폴에서 항복을 거부했다. 이리나 베레슈크 우크라이나 부총리는 “무기를 버릴 수 없다. 우리는 이미 러시아에 항복 불가를 통보했다”고 결사항전 의지를 밝혔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