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교육청 논란된 ‘여고 폭언’ 실태조사 착수

입력 2022-03-21 15:24
21일 제주도교육청 기자실에서 김영관 도교육청 학생인권교육센터장이 제주여고에 대한 후속 조치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제주의 한 사립여고에서 일부 교사가 학생들에게 욕설과 폭언을 지속적으로 해왔다는 졸업생들의 설문조사 결과와 관련해 제주도교육청이 실태조사에 착수했다.

도교육청 학생인권교육센터는 21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지난 15일 제주여고 학생 인권침해 실태 기자회견과 관련해 졸업생과 2~3학년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하고 사실관계 확인 후 개선 권고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또, 해당 학교에 대해 인권감수성 함양을 위한 인권교육을 실시하고 권고사항 이행 여부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겠다고 했다.

사안 처리의 객관성과 신뢰성 확보를 위해 이번 조사에 국가인권위원회 제주 출장소와 제주도교육청 학생인권심의위원회 소위원회 등 외부 전문가를 포함해 진행하겠다고도 밝혔다.

다만 올해 졸업생에 대한 실태조사는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재학생과 같은 일괄조사가 어려울 것으로 판단, 도교육청 학생인권교육센터 홈페이지를 통해 자발적으로 참여하도록 안내하기로 했다. 조사 결과는 4월 초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또 성추행 등에 대해서는 학교에 수사 의뢰를 권고할 계획이다.

앞서 학생단체 제주학생인권조례 TF팀과 사단법인 제주평화인권연구소왓은 도교육청 앞에서 제주여고 올해 졸업생을 대상으로 지난 1월 진행한 인권침해 실태조사 보고서를 발표하고 해당 학교에 대한 조사를 촉구했다.

발표된 보고서에는 응답자 중 57.5%가 학교생활 중 교사로부터 욕설과 비방 등 폭언을 들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폭언 사례에는 ‘거지같은 X’ ‘XXX들 또 지랄이네’ ‘저런 애들은 나중에 술집에서 일한다’와 같은 욕설과 막말이 다수 포함됐다.

‘그냥 남자를 잘 만나, 그게 최고야’ ‘왜 이제야 상담하러 오는 거야, 전문대면서’ 등 성별이나 성적에 따른 비하 발언도 있었다고 기술됐다.

‘학교에서 성추행이나 성희롱을 당해본 경험이 있다’는 응답도 10%로 나타났다.

제주학생인권조례TF팀과 제주평화인권연구소왓은 당시 회견에서 “설문 결과가 사실인지 확인이 필요하다”며 도교육청에 면밀한 조사를 촉구했다.

이들은 “학생들의 설문 조사 내용 가운데는 일부 교사의 폭언을 교사들이 문제 삼지 않았다는 내용과 여고 교사들의 성평등 인식이 낮다는 점, 교육적 권리가 학생 통제에 사용된다고 유추할 수 있는 내용이 다수 포함됐다”며 “전체적인 학교 문화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