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서 빅맥 60만원 “맥도널드 돌아가도 최소 10년”

입력 2022-03-21 13:09 수정 2022-03-21 14:13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시민들이 지난 9일(현지시간) 자국 내 사업 철수를 앞둔 미국 패스트푸드 브랜드 맥도날드 매장에 줄을 서고 있다. EPA연합뉴스

미국 패스트푸드 브랜드 맥도널드가 철수한 러시아 시장으로 영원히 돌아가지 않거나 사업을 재개해도 10~15년을 소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스페인 일간 마르카는 21일(한국시간) “러시아 맥도널드 매장에 ‘반야 아저씨’라는 유사 브랜드가 입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브랜드는 빨간색 바탕화면에 맥도널드의 노란색 글자 ‘엠(M)’을 옆으로 눕혀 변형한 로고를 사용해 상품 출원을 등록했다. ‘짝퉁’이지만 이제 맥도널드를 맛볼 수 없는 러시아에서 패스트푸드 브랜드를 대체하고 있다. ‘반야 아저씨’는 러시아 문호 안톤 체호프가 1897년 출간한 희곡의 제목이다.

맥도널드는 옛 소련 시장으로 파고든 미국 민간 기업의 선발대 격으로 여겨진다. 1990년 1월 31일 모스크바 푸시킨스카야광장에 1호 매장을 개장한 뒤 32년간 러시아 매장을 847개로 늘렸다. 하지만 러시아가 지난달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맥도널드는 ‘유탄’을 맞았다. 맥도널드의 대표 상품 빅맥은 러시아에서 5만 루블(약 6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미국 상표·지식재산권 전문 변호사 조시 거번은 지난 16일 트위터에 맥도널드를 변형 러시아 패스트푸드 브랜드 ‘반야 아저씨’의 로고를 공개했다. 조시 거번 트위터

미국 일간 뉴욕포스트는 “러시아에서 빅맥의 시대는 수년간, 어쩌면 영원히 끝날 수 있다”는 식음료 브랜드 전문가들의 전망을 전했다. 에드워드 렌지 전 맥도널드 최고경영자(CEO)는 “맥도널드가 러시아에 영원히 돌아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재개장해도 최소 10~15년을 소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에퀴티리서치의 레스토랑 전문 애널리스트 마크 칼리노스키는 글로벌 브랜드들이 정치적 불확실성을 보여준 러시아로 브랜드 재진입을 망설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칼리노스키는 “지금의 상황(우크라이나 침공)이 해결돼도 많은 기업은 이런 나라(러시아)에서 다시 영업하고 싶을지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