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아퀼리노 미국 인도·태평양사령관은 중국이 영유권 분쟁지역인 남중국해에 건설한 인공섬 중 최소 3곳을 완전히 군사화했다며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했다.
아퀼리노 사령관은 20일(현지시간) AP통신과 인터뷰에서 “중국은 3개 섬을 군사화한 뒤 대함 및 대공 미사일 시스템, 항공기 격납고, 레이더 시스템과 다른 군사 시설 건설을 완료한 것처럼 보인다”며 “이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분쟁 지역의 인공섬을 군사기지로 바꾸지 않겠다고 확언한 것과 극명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아퀼리노 사령관은 “이는 중국의 군사력 강화의 일환으로, 인근 모든 국가를 위협하는 공격적인 움직임”이라며 “우리는 지난 20년 동안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중국의 가장 큰 군사력 증강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아퀼라노 사령관은 스프래틀리(중국명 난사·베트남명 쯔엉사·필리핀명 칼라얀) 군도의 미스치프 암초, 수비 암초, 피어리 크로스 암초 3곳을 구체적으로 지목했다. 국제법상 영유권을 주장할 수 없는 암초이지만 중국은 이곳에 비행장을 건설했다.
아퀼리노 사령관은 “이들 섬의 기능은 중국이 대륙의 해안을 넘어서 공격적 능력을 확장하려는 것”이라며 “(영유권 분쟁 지역인) 남중국해를 오가는 항공기가 인공섬의 중국 미사일 시스템 사격 범위에 포함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남중국해는 중국이 필리핀, 베트남,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대만 등과 영유권 분쟁을 빚는 곳이다.
아퀼리노 사령관은 “중국이 다른 지역에도 군사 인프라 건설을 추구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아퀼리노 사령관은 남중국해를 정찰하는 해군 초계기 P-8A 포세이돈에 기자를 초청해 인터뷰를 진행했다. AP기자는 “모니터를 통해 다층 건물, 창고, 격납고, 항구, 활주로 등을 봤다. (인공섬이) 작은 도시처럼 보였다”며 “피어스 크로스에서는 40척 이상의 선박이 정박돼 있었다”고 보도했다. 또 “P-8A 포세이돈에 탑승하는 동안 중국으로부터 중국 영토에 불법 진입했으니 철수하라는 경고를 반복적으로 받았다”고 전하기도 했다.
AP통신은 “중국은 남중국해 전체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기 위해 10년 전부터 인공섬을 건설해 왔다”며 “미국은 이 지역에 함정과 항공기를 보내는 작전으로 대응했다”고 설명했다.
아퀼리노 사령관은 “(이 지역에서) 미국의 주된 목표는 억지를 통해 전쟁을 막고 평화와 안정을 촉진하는 것”이라며 “억제에 실패한다면 두 번째 임무는 싸워서 이기는 것을 준비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