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협상이 실패할 경우 3차 세계대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오전 방송된 CNN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그(푸틴)와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 지난 2년 동안 준비돼 있었다”며 “협상 없이는 이 전쟁을 끝낼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고 CNN 인터넷판이 보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 전쟁을 멈추게 할 단지 1%의 가능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그렇게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협상의 결과에 대해서 말할 수 있겠지만 어떤 경우든 우리는 현장에서 매일 사람들, 무고한 국민을 잃고 있다”고 전쟁의 참상을 전했다.
이어 “러시아군은 우리를 말살하고 죽이려고 침공했지만, 우리는 우리 국민의 존엄성과 함께, 우리 군이 강력한 타격을 줄 수 있고 반격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다”며 러시아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하지만 불운하게도 우리의 존엄성이 생명을 보존하지는 못할 것”이라며 “그래서 우리는 어떤 형식이든, 어떤 기회든 푸틴과 협상할 가능성을 활용해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고 협상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특히 그는 이러한 협상 시도들이 실패하면 이번 전쟁은 3차 세계전쟁이 될 것이라고 경고하며 성공적인 협상을 거듭 강조했다.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화상 연설을 통해서도 “러시아와 만날 때가 됐다. 대화할 때”라며 협상 의사를 밝혔다.
그는 러시아 측에 “협상에 응하지 않으면 러시아 측 손실은 수십년이 지나도 회복되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러시아가 침공 이후 겪고 있는 손해를 줄일 유일한 기회”라며 협상 타결을 촉구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최근 수일째 4차 평화회담을 이어가고 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