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또 극초음속미사일 발사…“서방에 과시·경고”

입력 2022-03-20 17:40
러시아 공군 MiG-31K 전투기가 극초음속 미사일인 Kh-47M2 킨잘을 싣고 기동하고 있다. AP 뉴시스

러시아가 이틀 연속 극초음속 미사일 ‘킨잘’을 우크라이나 군사시설에 발사했다고 밝혔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는 20일 극초음속 무기인 킨잘(Kh-47M2)을 발사해 우크라이나 남부의 군 연료 저장시설을 파괴했다고 발표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킨잘 미사일로 우크라이나 미콜라이우 지역의 코스텐티니우카 정착지 인근에 있는 군 연료 및 윤활유 저장소를 파괴했다”라고 밝혔다.

러시아군은 전날에도 킨잘 미사일을 사용해 우크라이나 남서부 이바노프란키우스크주에서 우크라이나군의 미사일·항공기용 탄약이 저장된 대규모 지하 시설을 파괴했다고 밝힌 바 있다. CNN은 미 정보당국을 인용해 “실시간 추적 결과 최근 러시아군이 극초음속 미사일을 발사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러시아 관영 인테르팍스 통신은 킨잘에 대해 현존하는 미사일 방어체계로 저지할 수 없는 무기라고 설명했다. 음속의 10배인 시속 1만2000㎞(마하 10) 속도로 비행할 수 있으며 사정거리가 2000㎞에 이른다. 핵무기와 재래식 탄두를 모두 탑재할 수 있고 순항고도 20㎞ 이하 저궤도 이동과 회피기동도 가능하다. 현재 킨잘 운용 능력을 갖춘 미그-31K기 10대가 러시아 남부에서 시험적으로 전투 임무를 수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연이은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에 대해 “전략 무기를 서방에 과시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CNN은 복수의 익명 미군 관계자를 인용해 “러시아 군사력을 시험하고 서방에 강력한 전투력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목적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영국 BBC도 전문가를 인용해 “자국 무기체계의 과시이자 우크라이나에 무기 지원하는 서방에 대한 경고 신호”라고 분석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