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중의 ‘3월의 광란’ 도전이 한 경기 만에 아쉽게 마무리됐다. 팀 승리를 이끌진 못했지만 전국 생중계 경기에서 자신의 기량을 선보이며 미국프로농구(NBA) 도전을 남겨놓게 됐다.
이현중이 속한 데이비슨 대학은 19일(한국시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그린빌에서 열린 2022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 남자농구 디비전1 64강 토너먼트 첫 경기에서 미시건주립 대학에 73대 74로 패했다. 상위 시드인 미시건주립이 앞서가고 데이비슨이 추격하는 흐름이 경기 내 계속됐다. 경기 종료 0.5초전 이현중의 3점으로 한 점 차까지 따라붙었으나 시간이 부족했고 한 점 차 패배로 시즌을 마무리하게 됐다.
이현중은 3점 3개를 포함 11득점 4리바운드 1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상대 집중 견제 속에 전반 5득점으로 묶였고 경기 막판 3점 두 방을 터뜨렸지만 아쉬운 임팩트를 남겼다. 우선 상대의 격렬한 맨 마킹에 컷인 및 오픈 찬스 메이드가 매끄럽지 못했다. 좀 더 적극성을 가지며 존재감을 보여주길 바랬으나 과감한 슛 셀렉션을 가져가지 못하며 야투도 적지 않게 흘렸다.
NBA 2라운드권 지명을 노리는 이현중으로선 슈터로서 장점을 더 부각시키지 못한 것이 가장 아쉬운 대목이다. 다만 오프 더 볼 무브를 꾸준히 가져가면서 동료들을 위한 공간을 창출해주고, 약점으로 지적받던 수비에서도 적극적 컨테스트와 박스아웃으로 기여하는 등 강점인 농구지능(BQ)을 보여준 점은 다행스런 부분이다. NBA에서 3&D 롤플레이어 역할을 기대 받는 상황에서 나름대로 쇼 케이스는 한 것으로 평가된다.
데이비슨의 밥 맥킬롭 감독은 “(아쉽게 졌지만) 올 시즌 우리 선수들을 지도할 수 있어서 너무 기뻤다”며 “최선을 다한 선수들의 플레이는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고 소회를 밝혔다.
NCAA 주관 방송사인 CBS는 이현중이 후반 중반에 추격하는 3점을 넣자 어머니 성정아씨가 경기장에서 데이비드슨대 티셔츠를 입고 응원하는 모습을 비춰주기도 했다. 성씨는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여자농구 은메달리스트다. 이현중은 경기 후 아쉬움에 카메라 앞에서 눈물을 삼키기도 했다. 시즌을 마친 이현중은 미국에 남아 6월 NBA 신인 드래프트 준비를 이어갈 예정이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