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당국자 “러, 군사능력 과시 위해 극초음속 미사일 사용”

입력 2022-03-20 10:56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극초음속 미사일을 발사한 건 자국 군사 능력을 서방에 과시하기 위한 것으로 미국이 분석했다.

CNN은 19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지난주 우크라이나에 극초음속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미 당국자가 확인했다”며 “전투에서 이런 미사일을 사용한 건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복수의 소식통은 “이번 발사는 무기를 테스트하고, 러시아의 (군사) 능력에 대한 메시지를 서방에 보내기 위한 것”이라고 CNN에 전했다. 한 소식통은 “미국이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를 실시간으로 추적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앞서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우크라이나에서 처음으로 극초음속 미사일 ‘킨잘’로 우크라이나 서부의 무기저장소를 파괴했다고 밝혔다. 킨잘은 핵 탑재가 가능한 극초음속 항공탄도 공대지 미사일이다. 러시아 정부는 킨잘의 사거리가 200㎞ 이상이고 속도는 마하 10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은 이날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침공 과정에서 러시아의 수차례 실수를 목격하고 있다. 러시아는 기대했던 것만큼 빠르게 진격하는 데 실패했다”며 “러시아는 실제로 몇몇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오스틴 장관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점령 실패를 언급하며 “빨리 진격해 수도 장악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했겠지만 실패했다”며 “공군과 지상 부대의 통합도 원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러시아가 물자 보급에 고전하고 있다. 전술 정보를 잘 활용하고 있다는 증거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중국의 러시아 지원 가능성과 관련해선 “중국이 무엇을 할지 단언하기 어렵지만, 푸틴의 야비한 행동을 지지하지 않기를 바란다”며 “그들이 중국을 지원하는 건 나쁜 결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중국이 영토 주권을 존중할 필요성을 깨닫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앞서 조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110분간 화상 통화를 하며 중국이 러시아를 지원할 경우 세계적 차원의 후과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백악관은 보도자료를 내고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이 우크라이나 도시와 민간인에 대한 잔인한 공격을 수행하는 러시아에 물질적 지원을 제공할 경우의 의미와 결과를 설명했다”고 밝혔다.

백악관 고위 당국자도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의 침공에 대한 전 세계의 대응을 상세히 설명했다. 대화는 직접적이고 실질적이며 구체적이었다”고 말했다.

오스틴 장관은 이날 불가리아 소피아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민간인을 표적으로 삼는 방식으로 잔인하고 야만적인 기술을 사용했다”고 비난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