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값은 받지 않겠습니다. 수고하시고 힘내세요.”
장례식장에서 고인이 평소 좋아했던 음식을 주문하자 음식점 사장이 애도를 표하는 쪽지와 함께 돈을 받지 않겠다며 음식값이 든 봉투를 보내왔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지난 17일 ‘초밥집 사장님 정말 감사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앞서 지난 11일 조모상을 당했다는 작성자 A씨는 3일장을 치르던 중 마지막 날 할머니께서 평소 좋아하시던 장어구이를 놓아드리고 싶었다.
A씨는 “당시 시간은 3일장 마지막 날인 3월 13일 새벽 1시로, 대부분 매장이 영업종료 직전 상태라 반 포기상태였다”고 돌이켰다. 그러던 중 A씨는 장어초밥을 파는 가게를 발견하곤 곧바로 연락을 걸었다.
A씨는 통화에서 음식점 사장에게 “여기가 장례식장인데, 마지막으로 상에 장어구이를 올리고 싶다. 그런데 모든 가게가 문을 닫아서 연락드린다”며 “초밥에 밥을 빼고 장어구이만 접시에 담아서 배달이 될까요”라고 물었다.
이에 초밥집 사장은 별다른 고민 없이 그렇게 하겠다고 하면서 “시간이 조금 걸릴 수 있다”고 답했다.
A씨는 “또 놀랐던 게, 시간이 좀 걸릴 수 있다고 말씀하셨는데 배달이 엄청 빨리 오더라”며 “배달 오신 기사님 말씀이 ‘매장 사장님께서 절대 운전 빨리 하지 말고 천천히 가더라도 안에 내용물은 무조건 멀쩡해야 한다’라고 하셨다 하더라”고 전했다.
이어 “사장님의 배려에 계속 놀라며 저희 숙모와 함께 포장된 봉지를 뜯는 순간 정말 놀랐다”며 “뜯어보니 안에는 2만원이 현금으로 들어 있었다. 이게 무엇인가 살펴보며 포장된 용기를 봤더니 포장된 용기에 ‘음식값은 받지 않겠습니다’ ‘수고하시고 힘내세요’라는 따스한 말 한마디가 적혀 있었다”고 했다.
A씨는 “순간 머리에 총을 맞은 것처럼 멍해졌다”며 “사장님께서 보여주신 놀랍고도 고맙고도 마법 같은 따뜻한 한마디와 손길에 저희 할머니께서도 음식 맛있게 드시고 좋은 곳으로 가셨을 것 같다”고 감사를 전했다.
그러면서 “사장님께 저희 가족들이 이름도, 얼굴도, 나이도 모르는 사장님의 선한 영향력으로 인해 모두 기쁨을 느꼈다는 말 꼭꼭 전해드리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게시글에서 해당 음식점의 상호가 적힌 배달 주문 내역 등을 공개하며 해당 사연이 거짓이 아님을 거듭 강조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아직 세상은 따뜻한 것 같다” “사장님 사업 번창하셨으면 좋겠다” “눈물 흘리며 읽었다” 등 해당 사연에 감동을 받았다는 반응을 남겼다.
안명진 기자 a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