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광고에 일본 외무성이 일본 ‘욱일기’를 홍보하는 영상이 등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19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유튜브 광고에 등장했다는 욱일기 선전 광고’라는 제목의 글이 확산하고 있다. 해당 글은 한 트위터 이용자의 “유튜브에서 욱일기 선전 광고를 보게 됐다”는 제보를 담고 있다. 이 누리꾼은 “일본이 기고만장하고 대한민국이 만만하게 보이나 보다”라며 “이런 광고 안 보이게 어디 신고할만한 데 없냐”고 분노했다.
이 누리꾼이 함께 첨부한 사진을 보면 유튜브 영상을 시청하기 전 등장하는 광고 영상에 욱일기를 홍보하는 영상이 나온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누리꾼들을 분노케 한 욱일기 광고는 지난 10월 일본 외무성이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게재한 ‘일본의 오랜 문화로서의 욱일기’라는 영상이다. 2분가량의 영상은 일본어투를 가진 한 남성이 어눌한 한국어로 내레이션을 하며 진행된다. 자막을 포함한 영상 속 모든 언어는 한국어다.
영상은 “욱일기는 일본 문화의 일부”라며 “일장기와 마찬가지로 태양을 상징하고 있다”는 내용과 함께 시작된다. 이후 ‘예로부터 친근하게 여겨져 온 욱일기’ ‘현대 생활과 욱일기’ 등의 문구가 자막으로 등장하며 각각에 대한 설명을 이어간다. 욱일기 문양은 수백 년에 걸쳐 일본에서 널리 사용됐으며 경사, 번영, 활력의 상징으로 현대에도 활용되고 있다는 취지다.
이어 북마케도니아공화국 국기, 미 애리조나주 국기, 베네수엘라 라라주 주기를 제시하며 “욱일기 문양은 일본 고유의 것이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에서도 받아들여 널리 사용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2010년 G20 서울 정상회의 로고까지 그 예시로 들었다.
해당 영상은 댓글 사용이 중지된 상태다. 하지만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광고 영상을 접하고 온 누리꾼들의 분노가 쏟아지고 있다. 누리꾼들은 “전범국가가 침략당했던 나라에 전범기 광고를 하냐. 기분 정말 나쁘다” “유튜브 코리아 대체 하는 일이 뭐냐. 유해한 영상으로 신고해도 영상은 잘만 보인다” “전범국이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외무성에서 한국어로 자막까지 달고 광고를 작정해서 하냐” 등의 반응을 보이며 거센 비판을 이어갔다.
욱일기는 주로 일본 제국주의, 군국주의 상징으로 인식되며 전범기로 통하기 때문에 한국 등 일제 피해국에서는 금기시된다.
지난 3·1절에는 한 아이돌의 생일을 맞이해 달린 지하철역 광고판에 욱일기를 연상케 하는 문양이 있어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당시 서경덕 성신여자대학교 교수는 일본이 도쿄올림픽 욱일기를 사용했다는 사례를 들며 욱일기가 전범기라는 점을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 교수는 “지난해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에서는 욱일기가 일본 내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으며 정치적 선전이 아니기 때문에 반입 금지 물품에서 제외했었다”며 “이런 일본의 욱일기 왜곡에 맞서, 우리가 먼저 욱일기의 역사적 진실을 잘 파악하고, 더 나아가 전 세계에 ‘욱일기=전범기’임을 꾸준히 알려 나가야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