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료로 온몸이 푸른색”…‘염색 테러’ 당한 길냥이

입력 2022-03-19 17:04
동물자유연대 SNS 갈무리

온몸이 푸르스름한 염료로 칠해진 길고양이가 구조된 사실이 전해지면서 누리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 17일 동물자유연대는 공식 SNS에 동네 사람들이 챙겨주는 밥을 먹으며 생활하던 길고양이 ‘비누’의 사연을 공개했다.

동물자유연대 따르면 늘 동네 사람들에게 먼저 다가왔던 비누는 며칠째 나타나지 않다가 온몸에 색이 칠해져 있는 상태로 발견됐다. 연대 측은 “일주일 만에 나타난 비누는 구석에서 울기만 했고, 그 울음 덕분에 제보자가 비누를 발견할 수 있었다”며 “비누는 얼굴부터 발끝까지 정체불명의 염료로 염색돼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누군가 비누를 들어 올리고 또 다른 누군가가 얼굴부터 배 안쪽, 발끝까지 붓으로 칠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동네를 탐문하며 수소문해도 범인에 대한 정황 증거는 쉽게 찾을 수 없었다고 전했다. 특히 가장 기괴했던 것은 비누의 하얀 털 부분만 골라 칠한 듯 정교하게 염색돼있던 상태다.

동물자유연대 SNS 갈무리

고양이는 털을 핥는 습성이 있기 때문에 염료가 피부 안으로 흡수되거나 염색 염료를 섭취했을 경우 건강상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다행히 검진 결과 비누에게서는 큰 이상은 발견되지 않았다. 다만 염색된 털은 목욕 후에도 아직 푸르스름하게 남아있다.

연대 측은 “누구든 나타나면 작은 의심도 없이 좋다며 꼬리를 치켜세웠을 비누. 구조 당시 구석에 숨어 울기만 하던 비누는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사람에게 다가왔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그러면서 “사람의 다정함에 기대 사람을 믿었던 비누에게 이제 따뜻한 세상만을 안겨주고 싶다”며 비누의 일생을 함께할 가족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비누가 원래 있던 길거리로 돌아갔다가 범인에게 다시 해코지를 당할까 걱정된다” “대체 누가 왜 이런 짓을 하는 거냐” “괴롭히지 좀 말아라” 등의 반응을 보이며 분노를 표했다.

이주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