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중’ 헨리가 학폭 홍보대사…마포서 게시판 ‘폭발’

입력 2022-03-19 15:10
지난 16일 서울 마포경찰서 학교폭력 예방 홍보대사로 위촉된 가수 헨리. 마포경찰서 제공

그간 ‘친중(親中)’ 행보로 논란을 일으킨 중국계 캐나다인 가수 헨리(32)가 서울 마포경찰서 학교폭력 예방 홍보대사로 위촉된 사실이 알려지자 그의 위촉 철회를 요구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지난 17일 마포경찰서는 헨리를 학교폭력 예방 홍보대사로 위촉해 SNS 등에 헨리를 모델로 한 학폭 예방 포스터 및 영상을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발표 직후 이틀 간 마포경찰서 홈페이지 소통광장 게시판에는 200개가 넘는 비판의 글이 게재됐으며, 헨리를 홍보대사로 위촉한 마포서를 향한 비난이 쏟아졌다.

19일 오후 마포경찰서 홈페이지에는 서버가 다운된 상태로 ‘서비스가 지연되고 있다’는 공지가 올라오기도 했다.

19일 오후 서버가 다운돼 서비스가 지연되고 있는 서울 마포경찰서 홈페이지

대다수 누리꾼은 “많은 연예인을 놔두고 굳이 헨리냐” “왜 중국인을 한국 경찰서의 홍보대사로 쓰나?” “친중을 떠나 부정적인 이미지의 외국인을 홍보대사로 쓰는 이유는 무엇인가?” 등의 의견을 보이며 헨리의 홍보대사 위촉을 반대했다. 한 누리꾼은 “인기 있다고 아무나 임명하지 말고 최근 어떤 행보를 보였는지 조사라도 하라”고 지적했다.

반면 헨리를 옹호하는 몇몇 글도 있었다. 해당 글에 일부 누리꾼들이 “조선족과 화교들이 다 튀어나온 거냐” 식의 날이 선 글을 남기면서 게시판은 혐오 표출의 장이 됐다.

마포경찰서 '소통광장'에 달린 누리꾼들의 글 갈무리

이와 같은 반응은 최근 반중(反中) 정서가 깊어진 가운데 그간 헨리가 보였던 친중 행보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헨리는 작년 10월 1일 중국 국경절에 “신중국 생일 축하합니다”라며 중국의 건국기념일을 축하했다. 또 그다음 날에는 ‘사랑해 중국’이라는 곡을 바이올린으로 연주해 영상을 올렸다.

같은 해 중국 댄스 예능 프로그램 ‘저취시가무 시즌4’의 심사위원으로 출연한 그는 한국 두루마기를 입고 한국 전통 판소리인 ‘흥보가’를 배경으로 중국인들이 춤을 추는 퍼포먼스가 “조선족 전통춤”이라고 소개되는 것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해 논란이 된 바 있다.

'워 아이 니 중국(중국 사랑해)'이라고 적힌 마스크를 쓴 헨리. 마스크는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를 연상시킨다. 웨이보 캡처

지난 2018년 남중국해 영토 분쟁 당시에는 SNS에 ‘하나의 중국’을 지지하는 포스터를 올리기도 했다. ‘하나의 중국’은 중국 대륙과 홍콩 마카오, 타이완은 하나이며 따라서 합법적인 중국의 정부는 오직 하나라는 원칙을 세우는 말이다. 홍콩 등을 포함한 중국 내 소수민족의 자주권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중국에 친화적임을 드러내는 표현이다.

한편, 헨리는 홍콩인 아버지와 대만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중국계 캐나다인이다.

이주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