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서 멸종위기종 독수리 약100마리가 떼죽음을 당했다.
18일(현지시간) 인도 NDTV에 따르면 인도 북동부 아삼주 캄룹 지구에서 지난 17일 밤 독수리 100마리가량이 죽은 채로 발견됐다.
당시 현장에 출동했던 산림국 직원은 “독수리 사체 근처에서 염소의 뼈를 발견했다”며 “독수리들이 독이 든 고기를 먹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염소 사체에 독을 섞은 사람이 있다면 반드시 처벌받아야 할 큰 범죄다. 우리는 그 사람을 체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산림국이 공개한 동영상을 보면 덩치 큰 독수리의 사체가 바닥에 널브러져 있다. 아직 숨이 붙어있는 독수리도 있지만 고개도 제대로 들지 못한 채 축 처진 모습이다.
이전에도 유사한 사건이 해당 지역에서 일어난 적이 있다. 하지만 이렇게 많은 수가 떼죽음을 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당국은 사체를 태우는 데만 세 시간 가까이 걸렸다고 전했다.
이번에 떼죽음을 당한 독수리는 고산대머리수리다. 60년에서 70년 정도 되는 수명을 가진 고산대머리수리는 통상적으로 11월에 아삼주에 도착해 5월쯤에 돌아간다.
인근 지역의 한 독수리 사육센터 책임자는 텔레그래프 인디아를 통해 “매년 약 100마리의 독수리를 잃지만 올해는 벌써 150마리의 독수리를 잃었다”며 “이것은 우리에게 경종을 울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독수리들을 향한 위협을 막기 위해 지방 행정부와 산림국의 공동 노력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수의사들은 위독한 독수리 10여 마리를 치료 중이며 독수리 사체에서 검체를 채취해 살충제 등 독 성분이 들어있는지 검사 중이다.
이주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