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군사 작전은 정당하다고 연설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친러시아 성향 반군이 장악한 동부 돈바스에서 ‘제노사이드’(대량학살)를 저질렀다며, 이번 침공을 가리켜 “해방”이라고 표현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모스크바 시내 루즈니키 경기장에서 열린 크림반도 병합 8주년을 축하하는 대형 콘서트에서 5분간 연설하며 “크림반도를 치욕스러운 상태에서 벗어나게 할 필요가 있었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2014년 우크라이나로부터 크림반도를 강제 합병했다.
모스크바 경찰에 따르면 이날 경기장에는 내부에 9만5000명, 경기장 주변에 10만명 등 약 20만명의 시민이 운집했다. 이에 대해 반정부 성향의 SNS계정들은 러시아 여러 지역 학생과 국가기관 직원들이 참석 지시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크림반도 귀속 이후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주민들도 독립을 추진했으나 친서방 우크라이나 정부가 이들을 상대로 제노사이드를 자행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돈바스 지역) 사람들을 고통과 제노사이드로부터 해방하는 것이 돈바스와 우크라이나에서 시작한 군사작전의 주요 동기이자 목표”라고 역설했다.
그는 또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 군인들이 영웅적이고 헌신적으로 싸우고 있다면서 “이 같은 단합은 오랫동안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경기장에 운집한 관중들은 푸틴의 연설에 환호성을 지르며 열광하는 모습을 보였다.
2014년 3월 16일까지 우크라이나에 속했던 크림공화국은 주민투표를 통해 96% 이상의 찬성으로 러시아 귀속을 결정했다. 이어 3월 18일 푸틴 대통령과 크림공화국 지도부는 반도의 러시아 병합에 관한 조약에 서명했다.
이날 크림 병합 8주년 기념 콘서트는 러시아가 독립을 선언한 친러 성향 돈바스 공화국 주민 보호를 명분으로 지난달 24일 시작한 우크라이나 군사작전이 23일째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열렸다.
우크라이나에선 러시아군의 공격이 계속되고 있다. 유엔 인권사무소는 러시아 침공 이래 우크라이나에서 민간인 816명이 숨지고 1333명이 다쳤다고 집계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