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가 “봄꽃이 지기 전에 청와대를 국민께 돌려드리겠다”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 발언에 발끈했다.
황씨는 18일 페이스북에서 “청와대는 원래 국민 것이다. 대통령은 임기 동안에 잠시 빌려 쓰는 것”이라며 “대통령 당선자가 국민 재산을 감히 돌려주네 마네 하는 것은 국민을 우습게 여기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청와대는 원래 국민 것이니 여기서 대통령 당선자가 집무실을 빼는 일은 국민에게 동의를 구해야 한다”며 “윤석열은 대통령 집무실을 정부서울청사에 두겠다는 공약을 내걸어 대통령에 당선되었으니 이에 대해서는 국민이 동의를 한 것으로 판단하고 공약 내용대로 실행해도 된다”고 했다.
다만 황씨는 “문제는 대통령 집무실을 국방부로 이전하겠다는 것인데, 이는 국민이 동의한 바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당선자는 대통령 집무실의 국방부 이전으로 발생하는 국방 공백의 위험을 국민이 감수할 것인지 국민에게 물어야 한다”며 “전체 이사 비용이 1조원이 넘는다고 하는데, 이 예산에 대해 국민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황씨는 또 윤 당선인이 공약집에 ‘대통령실 이전으로 제왕적 대통령 잔재 청산’이라고 쓴 점을 들어 비판했다. 그는 “지금처럼 국민의 동의도 구하지 않고 막대한 돈을 들여 국방 공백의 위험을 초래할 수도 있는 일을 막무가내로 밀어붙이는 것 자체가 ‘제왕적’임을 윤석열 당선자는 깨닫기 바란다”고 말했다.
잎사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봄꽃이 지기 전에는 국민 여러분께 청와대를 돌려드리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청와대는 안 들어간다. 청와대의 예쁜 봄을, 아름다운 봄꽃을 국민이 봤으면 좋겠다”고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