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한 여자고등학교 앞에 ‘할아버지 아이 낳고 살림할 여성 구한다’는 현수막을 걸었다가 경찰의 수사를 받게 된 50대 남성이 자신의 행동에 잘못을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여 공분을 사고 있다.
18일 방송된 SBS ‘궁금한이야기Y’에서 제작진은 문제의 현수막을 내걸었던 남성 A씨(59)를 직접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방송에서 여성 제작진이 전화를 걸자 A씨는 “(목소리가) 어린 나이가 아닌 것 같다. 애 낳아주지 않을 거면 전화하지 말라. 자격 미달이다”라고 쏘아 붙였다.
A씨는 이후 제작진과 만난 자리에서 ‘성인 여성은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자 “더 나이가 어린 사람을 소개해달라. 사람들 눈에는 어린애로 보이지만 (임신을 하기에) 13세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자는) 종의 개념으로 나한테 ‘네네’해야 한다”며 “조선시대, 고려시대에는 10대 여성하고 60~70대가 결혼했다”고 황당한 주장을 펼쳤다.
또 ‘여고생들이 불안해한다’는 지적에는 “불안할 게 뭐 있냐. 난 부모하고 상의된 사람만 만난다”고 당당한 태도를 보였다.
A씨는 제작진에게 증권예탁원에서 발송한 우편물을 보여주며 “주식을 갖고 있다. 돈이 많다”는 취지로 주장했으나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실제로는 방 두 칸짜리 월세에 살고 있었고, 월세를 미납해 보증금을 모두 소진한 상황이었다.
앞서 A씨는 지난 8일과 15일 대구 달서구에 위치한 여고들을 돌아다니며 “세상과 뜻이 달라 도저히 공부가 하기 싫은 학생은 이 차량으로 와라. 혼자 사는 험한 60대 할아버지의 아이를 낳고 살림할 희생하실 13~20세 사이 여성분 구한다”는 내용의 현수막을 걸었다.
대구 성서경찰서는 17일 A씨에 대해 옥외광고물법 및 아동‧청소년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