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시장이 대외적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되며 2700선을 회복했다. 코스피지수는 18일 전 거래일보다 12.51포인트(0.46%) 오른 2707.02에 마쳤다. 그동안 서방세계의 경제 제재로 인한 러시아의 디폴트(채무 불이행) 우려, 3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지수를 압박해왔다. 악재로 작용할 수 있는 요인이 일부 사라지며 반등세를 보인 것이다.
1. SK바이오사이언스 [302440]
SK바이오사이언스가 보호예수 물량 해제에도 부담감을 이겨내고 7%대 급등세를 보였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전날보다 7.25% 오른 14만8000원에 거래를 종료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날 459만주의 보호예수가 해제됐다. 보호예수는 공모주를 배정받은 뒤 일정 기간 팔지 않기로 약속하는 것이다. 보호예수 기간이 끝나면 단계적으로 주식을 매도할 수 있어 해제일 즈음 해당 주식의 수급에 영향을 미친다. 통상 보호예수 해제일에는 기관 물량이 시장에 쏟아지면서 주가가 하락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주가는 오히려 급등했다. 투자자들이 오버행(대규모 매각 대기 물량) 우려가 해소됐다는 점에서 더 좋은 투자 기회로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 보호예수에서 물량이 풀렸지만 실제 매각된 물량은 그리 많지 않았다는 점도 심리적 악재 이상의 영향은 미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백신 의약품 해외 진출 소식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16일 후보물질 ‘GBP510’의 신속 승인을 위한 순차심사 서류를 영국 의약품 규제 당국(MHRA)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영국 내 조건부 허가(CMA)를 목표로 순차 심사 단계를 거쳐 최대한 빠르게 최종 심사까지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2. 원유 ETP
서부 텍사스원유(WTI)와 브렌트유가 급등하면서 국제 유가를 추종하는 상장지수상품(ETP)도 일제히 가격이 뛰었다. 상장지수펀드(ETF)를 살펴보면 KODEX WTI원유선물(H)은 9.08% 오른 1만7125원에 마감했다. TIGER 원유선물Enhanced(H)도 8.78% 올랐다. ETF와 상장지수증권(ETN)은 모두 기초지수를 추종하는 형태로 운용되는데, 두 상품 모두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되는 WTI 선물을 기초로 한다.
미국 증시에 상장된 원유 생산 기업을 추종하는 상품도 상승 마감했다. KBSTAR 미국S&P원유생산기업(합성 H)은 전날보다 5.57%(295원) 오른 5595원에 마감했다. KODEX 미국S&P에너지(합성)도 3.26% 올랐다.
WTI 선물가격을 두 배로 추종하는 신한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과 삼성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는 각각 17.97%, 17.07%씩 급등했다. 대신 WTI원유 선물 ETN은 8.89% 상승했다.
다만 레버리지 상품은 철저히 단기적 투자전략으로 활용해야 한다. 기초지수가 한 방향으로 움직일 때는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지만 박스권 흐름이 나타나면 상황이 달라진다. 누적수익률이 기초자산수익률보다 낮아지는 복리효과로 인해 시간이 지날수록 기초지수 움직임과 수익률의 차이는 벌어진다.
예컨대 기초자산 가격이 첫날 100에서 80으로 20% 하락한 뒤 둘째 날 25% 상승해 다시 100이 됐다고 가정하자. 이 경우 100에 거래되던 레버리지 상품은 첫날 20%의 두 배인 40% 하락해 60이 되고, 둘째 날 25%의 두 배인 50% 상승해 최종 가격은 90이 된다. 기초자산 누적 수익률은 0%지만 상품 손실률은 10%를 기록한 것이다. 인버스 상품 역시 마찬가지다.
또 WTI 선물에 투자하는 ETP는 매달 다음 월물로 교체하는 과정에서 롤오버 비용이 발생한다. 장기간 투자 시 현물과 괴리가 커질 수 있어 유의가 필요하다. 만일 꾸준한 유가 상승을 전망한다면 만기 시 롤오버 비용이 있는 선물 상품보다 원유 관련 기업을 담으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조언이다.
3. 중고차 관련주
완성차를 만드는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이 공식적으로 허용되며 관련 종목이 큰 폭으로 올랐다. 현대차그룹 사내 벤처로 시작한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 오토앤은 이날 코스닥시장에서 가격제한폭(30.00%)까지 치솟은 1만8850원에 마감했다. 중고차 사업자 케이카도 3.80% 올랐으며 중고차 소매 플랫폼 시장 진출을 선언한 롯데렌탈은 8.62% 급등했다. 중고차 경매장을 운영하는 롯데렌탈은 그동안 중소 중고차 매매사업자와 거래해왔다.
현대차그룹도 대체로 강세를 보였다. 중고차 경매업을 하는 현대차그룹 계열사 현대글로비스는 6.19% 올랐고 현대차도 1.48% 상승했다. 다만 기아는 3거래일 연속 오름세를 보였던 것이 부담으로 작용한 듯 0.55% 하락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중고차 판매업을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현대차와 기아 등 완성차 대기업이 중고차 매매업을 할 수 있게 됐다. 현대차와 기아는 이미 경기 용인시와 전북 정읍시에 자동차매매업 등록 신청을 해 놓은 상태다. KB증권이 추산한 현대차와 기아의 향후 중고차 사업 매출액은 각각 1조9000억원, 9000억원에 달한다.
하루 3분이면 충분한 여의도 산책. [3분 국내주식]은 동학 개미의 시선으로 국내 증권시장을 관찰합니다. 차트와 캔들이 알려주지 않는 상승과 하락의 원인을 추적하고, 하루 사이에 주목을 받은 종목들을 소개합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