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사적모임 제한 인원에 한해 소폭 완화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정점에 이르기 전 대폭 완화하면 상황이 악화한다는 의료계의 우려와 매출 감소를 더는 버틸 수 없다는 자영업자들의 반발을 함께 의식한 결과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18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 앞서 “21일부터 거리두기에 따른 사적모임 제한을 6인에서 8인으로 조정한다”고 밝혔다. 애초 거리두기 완전 폐지가 검토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최근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한발 물러선 것이다.
이날 0시 기준 코로나 일일 사망자는 301명에 달했다. 일주일간 모두 1907명이 사망했다. 확진자는 40만7017명 늘었다. 누적 확진자는 865만7609명으로 주말에 900만명을 돌파할 전망이다.
이기일 중대본 제1통제관은 “정점이 분명해져 감소세로 전환되고 의료대응력이 감내 가능하다 평가하기 전까진 거리두기를 전면 해제하는 건 위험하다”고 말했다. 이어 “금주 또는 늦어도 다음 주 정점이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결정에 앞서 일상회복위원회에서는 격론이 오갔다. 거리두기 완화가 시기상조라는 의료계와 자영업자 피해를 호소하는 경제민생분과의 의견이 대립했고 사회문화분과, 자치안전분과, 지자체는 현행유지와 완화 의견이 공존했다.
어렵게 나온 결정이지만 반응은 좋지 않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교수는 “조치 자체보다 그 때문에 사람들이 받아들일 메시지가 걱정된다”며 “완화를 하더라도 상황이 심각하니 스스로 조심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는 메시지가 필요하다”고 했다.
자영업자들도 불만이긴 마찬가지다. 전북 전주의 한 자영업자는 “확진자가 줄지 않는 이상 매출은 변함없다”며 “차라리 확진자가 적당히 나오며 밤 10시까지 장사했던 예전이 더 나았다”고 말했다. ‘찔끔찔끔’식 완화가 별 의미없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최근 거리두기 완화가 자영업자 매출에 미친 영향은 적었다. 중대본에 따르면 신용카드 매출액은 지난 5일 거리두기 완화 뒤 유통·음식점·여행 부문 모두 오히려 감소했다. 증가일변로인 건 매출이 2주 전보다 29.9% 늘어난 유흥시설뿐이다.
조효석 박장군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