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친러시아 분리주의자들이 독립을 선언한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 대해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인테르팍스 통신을 인용해 보도했다.
18일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의 한 관료는 러시아가 돈바스 지역 상공을 비행금지구역으로 설정했다고 주장했다.
비행금지구역은 특정 지역의 영공에서 항공기 운항을 금지한 구역을 의미한다. 주로 군사적 목적으로 적의 전투기 진입을 사전에 차단한다는 취지로 설정하며 규제를 어기고 침범한 항공기는 단속 과정에서 격추될 수도 있다.
앞서 DPR과 돈바스 지역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은 우크라이나로부터 분리·독립을 선포했다. 러시아는 지난달 21일 두 공화국의 주권을 승인한다고 발표하고, 이들 보호를 이유로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었다.
그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영공 진입 차단을 위해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에 여러 차례 비행금지구역 설정을 요청했다.
지난 16일 미 의회 상하원 합동 연설에서도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군의 공습으로 수많은 민간인이 무고하게 희생되는 상황에서 인도주의적 비행금지구역 설정을 요청하는 게 지나치느냐”고 물었다.
그러나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은 단속 과정에서 러시아와 직접 충돌할 가능성을 우려해 우크라이나의 요청을 거절하고 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지난 17일 기자회견에서 비행금지구역 설정은 러시아와의 충돌을 의미하고 미국은 그러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밝혔듯이 미군은 우크라이나에서 싸우지 않을 것”이라며 “우크라이나가 그들의 영토를 방어하는 노력을 지원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