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자살예방센터 라이프호프(대표 조성돈 목사)가 18일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2022 부활절 생명문화 캠페인 기자회견’을 열고 자살 예방 인식 개선과 자살유가족 지원의 필요성을 한국교회와 사회에 확산해나갈 것을 선포했다.
라이프호프 사무총장 장진원 목사는 “올해 설립 10주년을 맞은 라이프호프가 처음 자살예방, 유가족 지원 사역을 시작했을 때만해도 교계는 물론 사회적으로도 자살에 대한 언급이 금기시됐었다”고 회고했다. 이어 “사역을 지속해 오면서 교회와 사회가 한 생명을 살리는 일에 협력해야 할 필요를 크게 느낀다”며 “자살이 예방되고 생명의 문화가 확산될 수 있도록 한국교회가 부활절을 ‘자살 예방 인식 개선의 날’ ‘생명 지킴의 날’로 보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라이프호프는 매년 부활절과 세계자살예방의 날(9월 10일) 주간에 시행하는 생명보듬주일마다 한국교회에 설교문, 포스터 등을 공유하며 생명존중문화 확산 운동을 펼쳐왔다. 올해 부활절에는 ‘생명의 꽃을 피우라’를 주제로 자살유가족 지원 활동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이를 위해 부활절 초청 엽서 카드, 포스터, 자살예방을 위한 카드 뉴스 자료, 화분 등으로 구성된 ‘생명보듬 키트’를 교회에 보급하고 성도들이 생명보듬이로 살아가도록 지원한다.
조성돈 대표는 “생명문화 캠페인을 통해 한국교회가 사회적으로 생명을 살리는 역할을 감당하고 있음을 인식시키고 자살유가족에 대한 인식 개선과 지원활동을 통해 자살 예방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현장에서는 라이프호프와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이사장 황태연)의 ‘희망둥지’ 협약식(사진)도 함께 진행됐다. 희망둥지 사업은 가족과 자살로 사별한 아동·청소년이 안정적인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고, 지역 사회 자살예방사업 기관과 서비스 연계를 통해 사회 안전망을 구축하는 사업이다. 양 기관은 지난해부터 협력을 통해 24가구 36명의 유족 아동 청소년 생활비를 지원했다. 황태연 이사장은 “라이프호프와의 협력이 마중물이 되어 생명을 위한 많은 샘물을 길러낼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2020년 자살 사망자는 1만 3195명이다. 전문가들은 자살고위험군에 해당하는 자살유가족의 수는 6만~13만여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자살 고위험군을 적극적 돌봄의 테두리로 들어오게 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도 확대되고 있다. 지난 1월 자살예방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경찰·소방관이 극단적 선택 시도자의 정보를 자살예방센터에 제공해 맞춤형 관리를 할 수 있게 됐다. 정보를 받은 자살예방센터가 자살시도자를 심층 관리하고 상담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된 것이다.
황 이사장은 “문재인 정부에서 100대 국정과제로 ‘자살 예방’을 선정하고 관심을 기울여 온 만큼 윤석렬 당선인과 차기 정부에서도 우리 사회의 생명을 지키는 일에 지속적으로 나서주길 바란다”며 “재단도 자살예방과 유가족 지원을 위한 재원 마련, 실질적인 자살예방 정책 마련을 촉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