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생색내기만…” 자영업자들, 8인 완화에 분통

입력 2022-03-18 15:13
서울 시내 한 식당을 찾은 손님들이 18일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사적모임 인원 제한을 현행 6인에서 8인으로 완화하기로 했지만, 자영업자들은 조롱 섞인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40∼60만명대를 오르내리면서 애초부터 손님 발걸음이 뚝 끊겼는데 정부가 생색내기만 한다는 것이다.

전주에서 주점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18일 사적모임 인원 제한을 완화한다는 정부 발표를 듣고 분통이 터졌다. 이날 정부는 오후 11시까지인 영업시간 제한은 그대로 둔 채 오는 21일부터 2주간 8인의 사적모임을 허용한다고 밝혔다. 오미크론 변이 유행의 정점을 예측하기 어려워 거리두기를 대폭 완화할 수는 없지만, 인원 제한만이라도 풀어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이 겪는 생업의 고통을 덜어주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김씨는 “확진자가 줄지 않는 이상 매출에 변함은 없을 것”이라며 “지금처럼 감염자가 폭증할 땐 인원 제한을 풀어도 손님이 아예 안 오거나 사장이 오미크론에 걸려 문을 닫거나 둘 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차라리 확진자가 적당히 나오면서 밤 10시까지 장사했던 예전이 인건비·유지비를 따져볼 때 더 나았다는 생각마저 들 정도”라고 말했다.

식당을 운영하는 박모씨도 “고통을 덜어준다는 소리가 이제는 조롱으로밖에 들리지 않는다”고 실소했다. 자영업자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확진자 폭증으로 손님이 더 없다”“정부가 또 생색만 낸다”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실제 지난달 18일 식당·카페 등 다중이용시설의 영업시간이 오후 9시에서 10시로 늘어났고 이달 4일에는 11시로 1시간이 더 연장됐지만, 되레 매출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올해 1월 주간 신용카드 매출액은 최고 9조6000억원이었는데 지난주 8조243억원으로 줄었다. 정부는 확진자가 늘면서 이동량이 줄어든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자영자들은 ‘찔끔찔끔’식 완화가 아닌 영업시간 제한 자체를 아예 없애 달라고 재차 입을 모은다. 매출을 올리는 동시에 가게 내 손님 밀집도도 낮추는 방안이라는 것이다. 서울 마포구의 한 일식 주점 사장 황모씨는 “오후 9시에서 11시로 조정되면서 매출은 같았지만, 손님들의 가게 내 밀집도가 크게 낮아졌다”며 “영업시간을 아예 풀어주는 게 손님도, 사장인 저로서도 덜 불안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