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집무실 이전, 풍수 때문?”… 국힘 “尹자택, 백화점 무너진 곳”

입력 2022-03-18 05:52 수정 2022-03-18 07:03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7일 오후 점심 식사를 위해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 김은혜 대변인 등과 함께 통의동 집무실에서 식당으로 이동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집무실 이전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풍수가의 자문에 의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자 국민의힘에서 “무속 프레임”이라는 반발이 나왔다.

대선 기간 국민의힘 선대본 청년보좌역을 맡았던 박민영씨는 17일 페이스북에서 “또 조악한 무속 프레임”이라며 “청와대 용산 이전을 풍수지리설로 엮는데, 윤 당선인이 거주하는 아크로비스타가 삼풍백화점 무너진 자리라는 건 아는지 모르겠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터 하나 때문에 청와대 이전을 하는 사람으로 몰아가기에는 아귀가 맞지 않다”고 했다.

박씨는 이어 “당장 신은 좀 나시겠으나 시작부터 발목 잡는다는 오명만 뒤집어쓴 채 여론의 역풍을 맞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잘 숙지하시라”며 “자중하는 게 어떨까 싶다”고 쏘아 붙였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7일 청와대 이전 부지를 외교부가 입주해 있는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와 용산 국방부 청사 두 군데로 압축했다. 윤 당선인은 이날 오후 안철수 인수위원장, 기획조정·외교안보 분과 인수위원 등과 회의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사진은 외교부 청사(왼쪽), 국방부 청사의 모습. 연합뉴스

앞서 윤 위원장은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대통령 집무실 이전은) 우리 국방·안보에 커다란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다. 합참, 경비부대, 사이버사령부 등 보안시설을 아무 데나 계획 없이 빨리 빼라고 하는 게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전 후보지 중 한 곳인) 용산 땅은 대한민국 국민 입장에서 오욕의 역사가 있는 곳이다. 대통령이 꼭 청나라 군대, 일본 군대가 주둔했던 곳에 가야겠느냐”며 “일설에는 풍수가의 자문에 의한 것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은 서울 서초구 주상복합 아파트 아크로비스타에 거주 중이다. 앞서 1995년 6월 1500명의 사상자가 나온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후 지어진 아파트다. 박씨의 지적은 만약 윤 위원장 말대로 윤 당선인이 풍수를 중요시했다면 사고가 난 곳에 거주하는 건 이치 맞지 않다는 취지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도 윤 위원장 발언에 적극 대응했다. 이 대표는 “용산이 ‘오욕의 역사’를 가진 땅이라고 싸잡아서 비하하신 것이라면 당장 용산 주민들에게 사과하시라”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우리 대통령이 청나라 군대, 일본 군대가 주둔했던 곳에 꼭 가야겠느냐. 이해할 수 없다고 하셨는데, 애초에 청와대 부지는 그런 식으로 따지면 조선총독 관저가 있던 곳”이라며 “윤석열 정부가 하려는 모든 일을 반대하고자 선거 끝난 다음에도 저열하게 나오시나”라고 응수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