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대통령직 인수위위원장이 17일 이흥교 소방청장으로부터 대형 산불 피해 대응 현황에 대한 업무보고를 받았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5일 경북 울진 산불 피해 현장을 찾은 데 이어 안 위원장이 산불 피해 현안을 챙긴 것이다. 안 위원장은 “산불 문제가 심각하다”며 “현장의 목소리를 듣겠다”고 밝혔다.
안 위원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인수위원장실에서 이 청장과 만나 경북 울진과 강원 강릉·삼척 등의 산불 피해 현황을 보고받고, 산불 대응 체계를 점검했다.
안 위원장은 “과거에 비해 대규모 산불이 정기적으로 크게 일어나고 있는 이유가 기후 변화 때문이냐”며 대형 산불이 반복되는 이유를 물었다. 이 청장은 “건조해지고 강우량도 줄고 바람도 많이 불어 확산세가 워낙 셌다”고 답하며 “이재민 구호를 위해 행정안전부와 관련 부처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 위원장은 인공위성을 통해 사전에 산불을 예방하는 미국의 사례를 들며 “우리가 그런 쪽(인공위성)을 개발할 수는 없을까 생각해봤다”고 말했다. 이 청장은 “위원장께서 많이 협조해주시고 도와주시면 산불 예방 내지는 대비 대응 태세가 강화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지원을 요청했다.
안 위원장은 “극심한 가뭄 때문에 산불이 일어나는 경우도 많다”며 “헬기를 통해 예비 살수를 하는 방법은 어떠냐”고 제안했다. 이 청장은 “현재 소방차를 통해 주요 시설물, 문화재, 산림 인접 지역에는 예비 살수를 하고 있다”며 “헬기의 경우 장기간 운행하게 되면 정비 시간이 걸려 실제 화재가 났을 때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현실적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에 안 위원장은 살수 헬기 등 산불 진화 장비를 확대할 필요성에 공감했다. 안 위원장은 “지금 소방청이 보유하고 있는 헬기가 충분한 양의 물을 담을 수 있는 헬기냐”고 물었다. 이 청장은 “물이 8000ℓ 들어가는 초대형 헬기가 산림청에 6대가 있고, 소방청에는 8대가 있다”며 “지자체별로 헬기가 31대 있지만 인명구조용”이라고 설명했다.
안 위원장이 “인명구조용 헬기는 산불 진화용으로는 도움이 안 되겠다”고 하자, 이 청장은 “인명구조와 산불 진화를 할 수 있는 다목적 헬기를 보강하는 계획을 잡고 있다”고 밝혔다. 이 청장은 또 “장비의 중요성을 느끼고 있다”며 “인공위성 예측 시스템 등 산림청과 소방청이 가지고 있는 정보를 공유해 대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