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혼인 건수가 20만건 아래로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결혼 시기를 늦추거나 아예 포기하는 이들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통계청은 지난해 혼인 건수가 전년(21만3500건) 대비 9.8% 감소한 19만2500건으로 집계됐다고 17일 밝혔다. 1970년 통계 작성을 시작한 이후 20만건 이하를 기록한 것은 처음이다. 최근 혼인 감소세는 가팔라지고 있다. 97년부터 19년간 연평균 30만건을 넘던 혼인 건수는 2016년에 20만건대로 내려앉았다. 이후 10만건대로 떨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7년에 불과했다.
결혼 시기가 늦어지는 영향이 적지 않다. 지난해 평균 초혼연령은 남성의 경우 전년 대비 0.1세 늘어난 33.4세, 여성은 전년보다 0.3세 늘어난 31.1세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확산과 맞물리면서 결혼을 미루는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아예 결혼을 포기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15세 이상 인구 1000명당 혼인 건수를 뜻하는 혼인율은 지난해 기준 남자와 여자 각각 8.6건, 8.5건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1.0건, 0.9건이 각각 감소했다. 노형준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혼인율 감소는 앞으로 몇 년간 출생아 수 감소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황혼 이혼은 증가세를 이어갔다. 60세 이상 인구 1000명당 이혼 건수는 남녀 각각 3.8건, 2.1건으로 전년 대비 0.1~0.2건 늘었다. 이혼 건수가 늘어난 연령대는 60대가 유일했다. 노 과장은 “혼인 기간이 30년 이상인 부부들의 이혼이 늘어나는 흐름이 포착된다”고 말했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