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확진자가 60만명대로 치솟으며 코로나19 확진자가 기록적인 급증세를 보이자 정부가 정점 예측 실패를 인정했다. 방역 당국은 오미크론 확산이 예상보다 빠르게 전개되며 전망치를 수정해야 한다는 점, 정점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는 점을 수긍하면서도 오미크론이 정점에 이르렀다는 판단은 유지했다.
이상원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17일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오미크론 우세화 이후 환자 증가를 예상해 대비해왔지만, 예상보다 환자 증가 폭이 컸다”며 “송구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늘 보고된 62만명 중 7만명은 전 전날(15일) 통계에서 집계되지 못한 이들이 보고된 것으로 이를 제외하면 약 55만명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62만1328명으로 집계됐다. 2020년 1월 국내에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이후 사상 첫 60만명대 확진자가 발생한 것이다. 이는 그간 정부가 내놨던 오미크론 변이의 정점 규모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앞서 당국은 국내 다수 연구팀의 예측치를 종합해 유행 정점 시 신규 확진자가 하루평균 31만6000∼37만2000명 나올 것으로 추정했다. 시기는 16~22일로 전망했다. 오는 23일부터는 유행이 꺾일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16일 처음 40만명대를 기록한 후 이날 곧바로 60만명까지 치솟으며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당국은 전망치를 수정해야 하는 점을 인정하고 다시 산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정점 구간이 길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단장은 “현재 가정을 다시 수정해 산출하고 있다. 환자 발생 규모나 정점 구간이 얼마나 길어질지는 조금 더 계산이 필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현재 정점기에 접어들고 있다는 예측은 변함이 없다”고 했다. 기존 예상치에서 규모와 기간에 차이가 있을 뿐 정점 구간에 이르렀다는 진단은 유효하다는 것이다.
그는 “유행 예측 모델은 현재까지의 상황 변수를 수학적으로 계산해내는 것”이라며 “여기에 방역 정책 변화, 신속항원검사와 같은 여건 변화 등을 충분히 반영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내용에 의해서도 (정점 규모의)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오미크론의 전파력이 생각보다 높게 나타나는 것 또한 이유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