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 태풍’ 뒤숭숭한 檢… 현직 검사 “중립성 위해 토론하자”

입력 2022-03-17 16:12
대검찰청.뉴시스

김오수 검찰총장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 핵심 인사의 자진 사퇴 요구에 선을 그은 상황에서 현직 검사가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기 위해 구성원들이 토론을 하자”는 공개 제안을 내놨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박철완 법무연수원 용인분원장은 16일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글을 올려 “새로운 환경에서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기 위해서 검사 개개인과 검찰 조직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해 치열한 토론이 이루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 분원장은 “(검찰) 동료들께서 그동안 언행을 조심한 것은 공무원으로서 정치적 중립성을 위반했다는 논란을 초래할 가능성을 우려하셨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민주공화국의 공익의 대표자답게 이 주제에 대해 차분하면서도 치열하게 토론해 주셨으면 한다”고 요청했다.

이어 “검찰이 국민으로부터 정치적 중립성을 강하게 의심받는 상황은 존재 이유에 배치되는 것이 분명하다”며 “검사의 정치적 중립성 확보에 대한 의지를 심어주는 것은 신임검사 직무윤리 교육 중 중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박 분원장은 윤석열 당선인이 검찰총장에서 사임한 뒤 정치권 진출론이 제기되자 검찰의 중립성과 독립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취지로 비판한 바 있다. 그의 글에는 “국민 신뢰를 획득하기 위해 지혜를 모아야 한다” “검사의 자존감, 책임감으로 제도의 허점을 보완하고 개선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다른 검사들의 댓글이 달렸다.

윤 당선인 취임 이후 단행될 고위급 인사를 놓고 검찰 조직은 뒤숭숭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검찰 내부에서는 이른바 친여권 성향으로 분류돼 요직을 차지한 검사들이라도 지나친 좌천 인사는 안 된다는 의견과 이번 정부에서 훼손된 인사 원칙을 복원하기 위해 대대적인 쇄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엇갈린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