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정부 청와대 출신 더불어민주당 의원 15명이 ‘문재인 대통령의 퇴임사에 반성이 담겨야 한다’는 채이배 비상대책위원의 발언에 강력 반발하며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17일 공동성명을 통해 “선거에 필요할 때는 너도나도 대통령을 찾고, 당이 어려워지면 대통령에게 ‘반성문을 쓰라’고 벼랑 끝으로 모는 것이 채 위원이 생각하는 ‘좋은 정치’입니까”라며 “채 위원의 공식적이고 진심 어린 사과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금 민주당이 해야 할 평가는 누군가를 내세워 방패막이 삼거나, 지난 시기를 선과 악의 이분법으로 규정하는 단순한 사고가 되어서는 안 된다”면서 ”그런 점에서 채 위원의 처신은 갈림길에 선 당의 진로를 고민하는 비대위원의 언사로 매우 부적절했다“고 비판했다.
채 위원은 전날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문 대통령이 적어도 퇴임사엔 반성문을 남기고 떠났으면 한다. 편 가르기와 정책 실패 등을 인정하고 반성해야 국민이 제대로 평가해줄 거다”고 언급한 바 있다.
채 의원 규탄 공동성명에는 고민정 김승원 김영배 김의겸 민형배 박상혁 윤건영 윤영덕 윤영찬 이원택 이장섭 정태호 진성준 최강욱 한병도(이상 가나다순) 등 15명의 의원이 참여했다.
이들은 비대위를 향해서도 “선거 패인에 대한 객관적이고 냉정한 평가를 위한 치밀한 프로그램을 비대위가 나서 하루빨리 마련해달라. 그것이 지금 비대위가 해야 할 급선무”라면서 “동료 의원들에게도 부탁한다. 개개인의 주관적 평가는 토론장에서 논쟁하자”고 촉구했다. 이어 “지난 대선 패배가 당의 분열이라는 더 큰 위기가 되지 않도록 말 한마디, 행동 하나도 유리알 만지듯 조심하면서 함께 마음을 모아 주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했다.
앞서 채 위원을 비대위에서 사퇴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민형배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광주 현장 비대위에서 나온 채이배의 망언은 참기 어렵다”며 “이런 말들을 제어할 수 없다면 윤호중 비대위원장은 자격 미달이다. 채이배 위원을 즉각 내보내라”고 주장했다.
이어 “채 위원을 사퇴시키지 않아도 된다면 그에 어울리는 변명을 명확하게 제시하기 바란다”며 “이도 저도 아닐 경우, 왜 자격 미달인지 왜 내보내야 하는지 상세하고 아프게 제기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채 비대위원은 전날 광주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이른바 ‘조국 사태’를 거론하며 “민주당이 공정의 가치를 잃어버린 뼈아픈 과정이자 국민들을 실망시키고 분열하게 만든 내로남불이었다”며 “지난 1월 정경심 교수의 대법원 판결이 있었을 때 청와대와 민주당은 반성하고, 국민들에게 사과했어야 한다. 하지만 이마저도 기회를 놓쳤다”고 지적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