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3년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했지만 불확실성을 해소한 뉴욕 증권시장은 강하게 상승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17일(한국시간) 마감된 뉴욕증권거래소에서 518.76포인트(1.55%) 상승한 3만4063.10을 기록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95.41포인트(2.24%) 오른 4357.86, 나스닥지수는 487.93포인트(3.77%) 급등한 1만3436.55에 각각 장을 마쳤다.
1. 연준 금리 25bp 인상
연준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3월 정례회의를 마친 뒤 성명을 내고 “현행 0.00~0.25%인 금리를 0.25~0.50%로 인상한다”고 밝혔다. 연준에서 공개된 FOMC 위원들의 점도표는 올해 말까지 금리 인상률을 1.9%로 가리켰다. 올해 중 남은 6차례 FOMC 정례회의마다 금리를 25bp씩 인상하는 안이 FOMC 위원들 사이에서 지지를 받은 것이다.
그동안 시장의 우려는 FOMC 정례회의에서 한 번에 금리를 50bp나 인상할 가능성에 모아졌다. 그 불확실성이 이날 연준 성명과 점도표를 통해 해소됐다. 시장에서 25bp의 금리 인상률은 ‘베이비 스텝’(금리의 낮은 인상·인하율)으로 평가된다.
앞으로 25bp씩 완만한 속도로 금리가 인상될 것이라는 기대감은 은행 대출을 성장의 동력으로 삼는 정보기술(IT) 기업 위주의 나스닥지수를 이날 큰 폭으로 끌어올렸다. 또 1982년 이후 40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은 물가상승률을 억제하겠다는 연준의 의지가 시장의 지지를 받은 점도 지수 상승을 견인한 것으로 보인다. 시장이 연준의 긴축 기조보다 두려워하는 건 경기 불황과 물가 상승이 동시에 발생하는 스테그플레이션이다.
연준은 3년 4개월 만에 금리를 인상했다. 앞서 연준은 2018년 12월 FOMC 정례회의에서 마지막으로 금리를 인상했다. 그 이후 긴축 기조가 끝났고,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에서 시장으로 유동성을 푸는 양적완화가 시행됐다. 양적완화의 마지막 단계인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은 이달이면 종료된다.
2. 다가오는 양적긴축
연준은 이날 성명에서 “일자리 성장세가 최근 몇 달간 강했고 실업률도 하락했지만 물가만은 상승세를 유지했다. 이는 감염병 대유행, 에너지 가격 상승, 광범위한 물가 압력과 관련된 수급의 불일치를 반영한 것”이라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인적, 재정적 어려움을 초래했다. 불확실성이 매우 높지만 단기적으로는 추가적인 물가 상승을 가하고 경제 활동에 부담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다가오는 회의에서 국채, 기관 부채, 주택저당증권(MBS)의 보유를 줄이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올해 중 양적긴축을 시작할 가능성을 예고한 것이다. 다만 그 시점을 특정하지는 않았다. 올해 중 6차례 남은 FOMC 정례회의 중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차기 회의는 오는 5월에 소집된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FOMC 정례회의를 마치고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양적긴축에 대한 의견을 조금 더 선명하게 말했다. 그는 “다가오는 어느 회의에서 대차대조표 축소 시작을 발표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그 절차를 시작하는 시점을 “다음 회의”로 지목했다. 이어 “물가 안정을 되돌리기 위해 조치해야 한다는 의무를 강하게 느낀다. 이를 위해 수단을 사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파월 의장이 말한 ‘수단’이란 결국 양적긴축이다.
3. 중국 기업 상폐 우려 해소
뉴욕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의 미국 예탁증권(ADR)은 연준의 성명과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 전부터 강하게 상승했다. 알리바바그룹 홀딩은 36.76%, 바이두는 39.2%, 징동닷컴은 39.36%나 상승했다.
앞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지난 8일 중국 기업 일부가 외국회사문책법을 따르지 않는다는 이유로 상장폐지를 예고했다. 하지만 중국 국무원 금융안정발전위원회가 “양측 감독 기구 간 양호한 소통이 진행되고 있다. 이미 적극적인 진전을 이뤘다”고 밝히면서 이날 뉴욕증시의 자국 상장 종목의 반등을 끌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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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