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집콕’ 등으로 인한 소아 비만의 증가는 남아가 여아보다 더 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평소 활동적인 남아들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활동량 감소 여파가 더 두드러졌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노원을지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서지영 교수, 노승명 전공의 연구팀은 코로나19 발생 전후로 성장클리닉을 찾은 환아를 대상으로 체질량지수(BMI·체중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를 분석했다. 키, 몸무게, BMI 변화를 T-검정을 통해 후향적으로 비교했다.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5~7월 병원을 찾은 환아 113명 중 과체중 또는 비만인 환아 비율은 여아 25.3%, 남아 23.3%였다.
그로부터 1년 뒤 같은 기간 병원을 방문한 환아 201명을 분석한 결과 과체중 또는 비만인 환아 비율이 여아 31.4%, 남아 45.8%로 유의미한 증가율을 보였다.
1년 새 비만율이 여아는 6.1%, 남아는 22.5% 증가한 것이다. 특히 남아의 경우 고도비만이 배 가량 증가했다.
서지영 교수는 17일 “코로나19로 평소보다 활동량이 현저히 줄면서 ‘확찐자’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비만에 대한 우려가 있었는데 이번 연구로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여파가 아이들 건강에도 영향을 미쳤음을 알 수 있다”며 “소아 비만은 각종 성인병 위험을 높일 뿐만 아니라 한참 자라나야 할 아이들의 성장에 악영향을 준다. 성장클리닉 정기 방문으로 자녀가 올바른 성장 속도에 맞춰 자라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소아내분비학회지(Annals of Pediatric Endocrinology & Metabolism) 3월호에 실릴 예정이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