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등 유럽 일부 국가에서 코로나19가 하락세를 유지하다 ‘스텔스 오미크론’ 변이로 재확산하는 조짐을 보이면서 미국이 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그간 미국의 코로나19 상황은 몇 주의 시차를 두고 영국을 따라가는 양상을 보여왔다.
뉴욕타임스(NYT) 자체 집계에 따르면 영국의 7일간의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는 지난달 27일 2만8430명으로 오미크론 확산 뒤 최저점을 찍었지만 이후 상승세로 돌아서 15일에는 7만3310명까지 올라섰다.
프랑스도 지난 4일 5만3138명을 기점으로 상승하기 시작해 15일에 6만9702명으로 증가했다. 독일도 16일 신규 확진자가 26만2593명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독일은 이달 초 1주일간 평균 일일 확진자 수가 15만명 수준이었다가 15일 처음으로 20만명이 넘었다.
영국 등 유럽에서 확산을 이끄는 것은 오미크론 변이의 하위 계통 변이인 ‘BA.2’다. 유전자증폭(PCR) 검사에서 코로나바이러스임은 감지되지만 오미크론 변이인지는 탐지되지 않아 일명 ‘스텔스 오미크론’으로도 불린다. 영국 보건 당국은 스텔스 오미크론이 전염성이 막강했던 기존 오미크론보다 80% 정도 전파력이 더 강한 것으로 분석했다.
미국 보건 전문가들은 자국에서의 스텔스 오미크론으로 인한 재확산이 가파를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고 CNN방송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럽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65세 이상 고령층의 백신 접종률 때문이다.
영국은 부스터샷 접종까지 마친 성인의 비율이 82%에 달하지만 미국은 36%에 그친다. 65세 이상으로 범위를 좁혀도 약 3분의 1인 1500만명이 아직 부스터샷을 맞지 않았다.
키슬러는 “저변에 깔린 면역력의 차이 때문에 영국보다 미국에서 더 높은 (코로나19) 사망률과 입원율을 보게 될 수 있다는 점이 잠재적 근심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존스홉킨스 블룸버그 공중보건대학원의 케리 얼토프는 “영국에서 벌어지는 일은 아마도 여기(미국)에서 예상해야 할 일의 더 나은 버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약사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가 전날인 15일 미 식품의약국(FDA)에 65세 이상 고령자를 상대로 코로나19 백신의 2차 부스터샷(추가 접종), 즉 4차 접종에 대해 긴급사용을 승인해 달라고 요청한 것은 이런 맥락에서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