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응천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은 17일 이재명 상임고문이 당 전면에 등판해야 한다는 요구에 대해 “격전을 치르고 돌아와 갑옷을 벗으려는데 다시 갑옷 입고 전장으로 가라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조 위원은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이재명이 뭘 어떻게 할지는 이재명한테 맡겨야지, 지금 다시 나가서 어떻게 하라는 건 온당치 않다”며 “1600만표를 얻은 우리 당 제1의 자산이다. 당을 위해서도, 이재명을 위해서도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 위원은 당 안팎에서 윤호중 비대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데 대해선 “윤 위원장도 대선 패배 책임이 있어 고사했는데, (비대위원장이) 당무와 선거를 제대로 알아야 해서 맡았다고 한다”며 “거의 독배를 마신 걸로, 억울하다고 하는데 그럼에도 물러난 지도부가 임기를 연장하는 게 정당하냐 문제 제기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당헌·당규상 2개월인 비대위원장의 임기를 오는 8월까지 연장하기 위한 중앙위원회 소집·의결 문제는 오는 25일 전에 치러지는 원내대표 선출 과정에서 의견이 수렴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 위원은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당선인의 회동이 전날 취소된 사태에 대해서는 “국민이 제일 피해자고, 두 번째는 당선인”이라며 “현안을 빨리 인계받아야 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또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면은 이뤄지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조 위원은 “문 대통령은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으로 국민통합 메시지가 나갔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그래서 아마 조금 부담스러워할 것 아닌가. (사면 문제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조 위원은 국민의힘 측에서 김오수 검찰총장의 사퇴를 언급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맞섰다. 그는 “정치적 중립, 독립을 지키는 가장 법적 시스템은 총장의 임기를 지켜주는 것인데 특정 사건 수사가 마음에 안 든다고 해서 나가라는 건 완전히 앞뒤가 다른 얘기”라고 지적했다.
조 위원은 당내에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더 강력하게 하자는 얘기가 나온다는 지적에 “거기서 왜 또 검수완박 얘기가 나오냐”고 반박했다.
그는 “검수완박을 더 해서 정권교체론에 시달렸나”라며 “코로나 긴급지원, 경제, 민생, 과학, 방역, 긴박한 국제정세 속 남북 관계를 어떻게 할지 고민해야지 왜 또 거기서 (검수완박이 나오나)”라고 지적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