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마음의 빚 갚으라”… ‘정경심 사면’ 청원 잇따라

입력 2022-03-17 07:13 수정 2022-03-17 10:37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 뉴시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게 마음의 빚을 졌다고 하셨다. 그 빚, 퇴임 전 꼭 갚으셨으면 한다.”

지난 1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한 청원인이 ‘정경심 교수 사면을 요청합니다’라는 제목으로 올린 글의 내용이다.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는 최근 불거진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면론에 대한 반대와 함께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의 사면을 요청하는 청원이 잇따르고 있다.

청원인은 스스로 ‘촛불시민’이라고 칭하며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정 전 교수의 사면을 요청했다. 이 청원인은 “한 가족이 멸문지화의 상황에 처해 고통받고 있다”며 “온전하지는 않더라도 그 가족이 부분적인 일상 회복이라도 할 수 있도록 대통령님의 결단을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했다.

그는 “문 대통령께서는 지난해 말 박근혜 전 대통령을 사면했다. 징역 20년과 벌금 180억원을 확정받은 사람”이라며 “대선이 끝난 지금 징역 17년에 벌금 130억원을 선고받고 수감 중인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고 언급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청원인은 “국민통합 차원에서 대통령님의 고뇌와 결단이 필요하다는 것 충분히 이해하고 존중한다”면서도 “그렇지만 왜 그런 분들에 대해서만인지요?”라고 반문했다. 이어 “대통령님의 퇴임까지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퇴임 전 꼭 정 교수를 사면해 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16일에는 김동규 동명대 교수가 경기신문 기고 칼럼에서 “차기 정부의 국론분열 극복 차원에서 정 전 교수에 대한 사면은 박근혜에 못지않은 중요성을 지니고 있다”며 정 전 교수의 사면을 요청한 것을 인용한 청원이 올라왔다.

김 교수는 칼럼에서 문 대통령을 향해 “당신이 묶어놓은 매듭을 당신이 풀어라. 국민 통합을 위한 대통령으로서 마지막 역사적 소명을 실천하고 가라”고 했다.

김 교수의 칼럼을 인용한 청원인은 “국민이 납득하지 못할 정치적 판결을 받은 정 전 교수의 재판은 정치가 해결해줘야 한다”며 “개혁을 위해 나선 한 인간의 가족에게 잔인하게 죄를 만들어가며 희생하는 것을 보고만 있어야 하는 것이 민주주의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환자의 몸으로 치료도 못 받고, 보석 신청도 기각되고 인권의 울타리 안에서 배제됐던 정 전 교수의 건강을 위해 사면을 청원한다”며 “무지한 시민이 식자의 말을 빌려 청원한다”고 적었다.

앞서 지난 13일에는 ‘조국 장관·정경심 교수 특별사면 대통령께 요청’이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올라왔다.

이 글을 올린 청원인은 “문 대통령께 마지막 특별사면을 요청한다”며 “매우 불공정한 ‘윤로남불(윤석열+내로남불)’ 검사 윤석열 당선인의 이중적인 부당하고 비상식, 불공정한 기소권 남용에 검찰 개혁을 강력하게 추진하던 조 전 장관은 희생양이 돼 정 전 교수가 보복성 표적 수사로 징역 4년을 받고 구속됐다”고 주장했다. 이 글은 하루 만에 1만명이 넘는 동의를 받았으나 이후 비공개 처리됐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이 전 대통령의 사면을 반대한다는 청원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15일 올라온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을 반대합니다’는 제목의 청원은 17일 현재 참여 인원이 11만8000명을 넘어섰다.

그밖에도 “이 전 대통령 사면은 20대 대통령 당선인이 직접하는 게 바람직하다”거나 “여론조사를 통해 사면에 대한 국민 여론을 확인한 이후 진행하는 게 맞는다”는 등 이 전 대통령 사면에 반대하는 청원이 잇따라 올라왔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