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우크라와 합의 근접”… 우 “안전보장 돼야”

입력 2022-03-16 21:00 수정 2022-03-17 12:10
15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보병 전투 차량 2대를 초정밀타격으로 파괴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러시아가 전쟁 중단을 위한 우크라이나와의 협상에서 우크라이나의 중립국화가 논의가 이뤄지고 있으며 일부 조항은 합의에 근접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군사행동 중단을 위한 핵심 요구사항으로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 포기와 중립국화를 요구했다. 이에 우크라이나는 스웨덴·오스트리아식이 아닌 ‘독자적인 모델’을 갖춘다면 제안을 받아들일 수 있다며 중립국화 가능성을 열어뒀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16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무장관과의 회담에 참석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러시아 “우크라 중립국 지위 논의 중”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부 장관은 16일(현지시간) 러시아 매체 RBC와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의 중립국화 방안이 중점적으로 논의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중립국 지위가 안전보장 조치와 함께 지금 진지하게 논의 중”이라며 “합의에 근접한 매우 구체적인 문구들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나토 확장을 제외하고,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를 포함한 모든 국가를 위한 일반적으로 수용될 안전 보장안이 논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블라디미트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역시전쟁 중단을 위한 선택지 중 하나로 나토 확장을 배제한 우크라이나의 안전보장 조치와 중립성을 언급한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러시아 대통령실) 대변인도 우크라이나가 스웨덴과 오스트리아 같은 중립국이 된다면 이를 ‘타협’으로 간주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논의되고 있는 사안이며, 실제로 타협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만일 우크라이나가 러시아가 제시한 오스트리아, 스웨덴과 같은 ‘비무장식’ 중립국화 제안을 거부한다면 종전 협상의 초점은 안전보장에 있다고도 했다.

러시아 대표단 단장인 블라디미르 메딘스키는 인테르팍스 통신 인터뷰에서 “협상이 어렵고 진척이 느리지만 조속히 평화가 오기를 원한다”며 “우리는 평화롭고 자유롭고 독립된 우크라이나, 나토 동맹국이 아닌 중립적인 우크라이나를 원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1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에서 소방관들이 러시아군의 공습으로 불이 나 연기가 치솟는 아파트에서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우크라 “스웨덴·오스트리아식 거부”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러시아가 제안한 스웨덴·오스트리아식 비무장 중립국화를 거부한다고 밝혔다. 다만 러시아에 위협이 되지 않는 무기를 보유하는 데 대해선 합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여지를 남겨 뒀다.

AFP통신에 따르면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보좌관은 이날 성명에서 양국의 협상은 안전보장에 초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크라이나는 지금 러시아와 직접적인 전쟁 상태에 놓여 있다”며 “중립국화 모델은 오직 우크라이나식이 돼야 하며, 법적으로 검증된 안전보장이 있어야만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의 중립국 지위와 비무장, 향후 보유할 군대의 규모 등에 대선 양국 국방부 차원의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중립국 방식을 두고 양측 협의가 오가고 있는 상황으로 보인다. 서방 세계 언론들은 우크라이나가 중립화 논의를 받아들이면 종전 기대감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우크라이나가 나토 가입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양측의 입장 차가 다소 좁혀졌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포돌랴크 보좌관도 전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근본적인 모순이 있지만 확실히 타협의 여지도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앞서 두 차례 중단됐던 4차 평화협상을 곧 재개할 예정이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