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열성 지지자를 칭하는 ‘문파’ 중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을 지지한 이들이 온라인 공간에서 스스로를 ‘뮨파’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뮨파는 문 대통령의 성 문(文)과 윤 당선인의 성 윤(尹)을 합쳐서 만든 신조어다.
정운현 전 총리 비서실장은 16일 자신의 SNS에 뮨파를 한자로 쓴 사진을 올렸다. 뮨의 한자어는 문(文)과 윤(尹)을 합성한 모양새로, 실제로는 없는 글자다. 정 전 실장은 “최근에 새로 나온 신조어라길래 재미로 한번 써봤다”고 부연했다.
이낙연 전 총리의 측근으로 분류되던 정 전 실장은 지난달 21일 돌연 당시 국민의힘 대선 후보였던 윤 당선인 지지를 선언한 바 있다. 정 전 실장은 “도덕성과 개혁성을 겸비한 진보 진영의 내로라 하는 명망가들이 ‘전과4범-패륜-대장동-거짓말’로 상징되는, 즉 지도자로서 치명적인 결함을 가진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는 행태를 저는 납득하기 어렵다”며 “예측 불가능한 ‘괴물 대통령’보다는 차라리 ‘식물 대통령’을 선택하기로 했다”고 지지의 이유를 밝혔다.
실제로 온라인 공간에는 자신을 ‘뮨파’로 소개하며 문 대통령의 지지자이자 윤 당선인의 지지자임을 선언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일부 네티즌들은 직접 뮨파의 한자어를 쓴 글자 등을 올리면서 신조어인 뮨의 뜻을 ‘평안할 뮨’이나 ‘조화로울 뮨’으로 이름 붙이기도 했다.
다만 뮨파를 선언한 네티즌들은 ‘뮨파’ 선언이 국민의힘까지 지지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한 네티즌은 “문파를 하든 뮨파를 하든 각자의 선택이다. 한 가지 분명한 건 뮨파도 국힘이나 그 지지자들이 좋은 건 아니란 것”이라며 “윤 당선인이 잘해서 나라도 잘 되고, 문프(문 대통령을 향한 팬심을 드러내는 별칭)께서 편안하길 원해서”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윤 당선인에게 호감을 갖고 있지만, ‘뮨파’라는 표현이나 ‘문프’처럼 그를 대하는 건 좀 더 지켜봐야 되지 않을까. 아직까지 그렇게 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대선을 앞두고 일부 문 대통령 강성 지지자들은 공개적으로 윤 후보를 지지하기도 했다. 지난 1일 대표적 친문(친문재인) 단체인 ‘깨어있는 시민연대’(깨시연) 회원들은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 앞에서 윤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당시 이민구 깨시연 대표는 윤 후보를 향해 “저희 ‘문파’가 윤 후보에게 ‘서초의 빚’이 있다. 빚을 앞으로 두고두고 갚겠다”고 했다. 이들은 지난 2019년 ‘조국 사태’ 당시 같은 장소에서 당시 검찰총장이던 지금의 윤 당선인을 비난하는 집회를 열었던 단체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