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로 밟고 꽁초도 버렸다…中 ‘쏸차이’ 공장에 발칵

입력 2022-03-17 00:07
맨발로 절임식품을 만드는 관영중앙(CC)TV 고발 프로그램 영상. CCTV 캡처

중국에서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절임식품이 제조되는 장면이 또 폭로됐다. 중국의 대표적인 절임식품인 ‘쏸차이’를 만드는 제조공장에서 직원들이 맨발로 재료를 절이고 담배꽁초를 버리는 등의 모습이 포착된 것이다.

관영중앙TV(CCTV)는 지난 15일 소비자의 날을 맞이해 방영하는 고발프로그램 ‘3∙15 완후이’에서 후난성에 위치한 쏸차이 제조공장의 비위생적인 생산 과정을 방영했다.

쏸차이는 중국인들이 즐겨 먹는 절임 식품으로, 갓이나 배추를 소금 등 양념과 향신료를 이용해 절인 뒤 발효시키는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쏸차이 컵라면 등은 중국 전역에서 소비되며, 해외로도 수출된다.

더러운 바닥에 방치된 쏸차이. CCTV 캡처

이날 폭로된 영상에는 쏸차이를 만드는 과정에서 직원들이 맨발로 쏸차이 절임 통에 들어가고 피우던 담배꽁초를 버리는 등 비위생적인 모습이 그대로 담겨 있었다. 또 포장하기 전 상태인 쏸차이를 비닐봉지나 포대에 담아 방치하고, 일부는 더러운 바닥에 그대로 쌓아두기도 했다.

CCTV는 이 업체 외에도 제조 환경이 비슷한 다른 쏸차이 제조업체 3곳도 함께 공개했다.

이 업체들은 중국의 유명 식품 브랜드인 캉스푸를 비롯해 주요 식품 기업과 상하이, 후베이, 쓰촨 등 전국 식품 유통회사에 쏸차이를 납품한 것으로 알려졌다.

캉스푸 측은 방송 이후 성명을 내고 “문제가 된 업체와 모든 협력관계를 중단하고, 문제가 된 쏸차이가 사용된 제품을 모두 봉인했다”며 “식품 관리 당국의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있다. 이번 사건으로 소비자의 신뢰를 저버린 점에 깊이 사죄드린다”고 사과했다.

쏸차이 업체 관계자는 “규격화된 절임 작업장이 있어 그곳에서 생산되는 쏸차이는 불순물이 거의 없지만, 모두 수출용 제품”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조 환경이 좋지 않은 곳에서 생산된 쏸차이는 불순물이 섞일 수 있지만, 발각되도 1000~2000위안(19만~38만원 상당)의 벌금을 물면 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중국 누리꾼들은 분노했다. 이들은 “어제도 쏸차이 컵라면을 먹었는데 생각만 해도 토가 나온다” “언제까지 식품 위생을 걱정해야 하나” “매년 주기적으로 비슷한 문제가 나오는 데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비판했다.

앞서 지난해 3월 중국에서는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절임 배추를 제조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공개돼 논란이 일었다. 당시 영상에서는 배추를 포크레인으로 운반하고 상의를 벗은 남성이 구덩이에 들어가 배추를 절이는 장면이 등장해 충격을 줬다. 해당 영상은 중국산 김치 수입이 많은 국내에서도 거센 논란을 일으켰다. 우려가 이어지자 식약처가 “(중국의 해당 김치는) 해외 수출용이 아님을 확인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노혜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