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환 선관위 사무총장 사의…사전투표 책임에 아들 논란 겹쳐

입력 2022-03-16 17:35
김세환 중앙선관위 사무총장이 지난 7일 경기도 과천 중앙선관위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세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이 16일 이번 대선에서 벌어진 사전투표 부실관리 논란과 관련해 사의를 표명했다.

김 사무총장은 중앙선관위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사전투표 부실관리 사태와 관련해 사무총장으로서 그 책임을 통감하고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는 이번 사태의 모든 책임을 지고 사무총장직에서 물러나고자 한다”며 “이번 난관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지방선거를 성공적으로 관리해달라”고 당부했다.

중앙선관위는 지난 5일 진행된 코로나19 확진자·격리자 사전투표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부정선거’ 시비를 자초했다.

확진자와 격리자가 기표한 투표용지를 투표함이 아닌 종이 상자·플라스틱 소쿠리 등에 넣게 해 ‘소쿠리 투표’라는 비난을 받았다. 또 투표하지 않은 확진자·격리자에게 특정 후보가 기표가 된 투표용지를 배포하기도 했다.

중앙선관위는 확진자·격리자 투표 인원 예측에도 실패해 확진자들이 투표소에서 장시간 대기하는 일도 벌어졌다.

사전투표 부실관리를 해명하는 과정에서 나온 김 사무총장의 유권자 ‘난동’ 발언도 도마 위에 올랐다.

그는 지난 6일 중앙선관위를 항의 방문한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확진자들이 직접 투표함에 넣겠다고 난동을 부리다 인쇄된 투표용지를 두고 간 것 같다”고 해명해 부적절한 발언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김세환(오른쪽) 중앙선관위 사무총장이 지난 8일 경기도 과천 선관위에서 노정희 중앙선관위원장이 발언하는 것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김 사무총장의 사퇴 결심에는 15일 불거진 ‘아들 특혜 의혹’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야권의 거친 사퇴 요구에도 6월 지방선거 대비를 강조하던 김 사무총장이 갑작스럽게 사퇴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김 사무총장 아들 김모씨는 2020년 1월 강화군청에서 근무하다 인천시 선관위로 이직했다.

당시 김 사무총장은 차관급인 중앙선관위 사무차장이었다. 김씨는 같은 해 7월 이직 6개월 만에 7급으로 승진했다.

김씨는 또 지난 2월 중앙선관위가 대선 재외투표소 관리를 위해 꾸린 12명의 미국 출장단에 포함되면서 특혜 논란이 일었다. 김 사무총장은 지난해 10월 장관급인 사무총장에 취임했다.

다만 중앙선관위는 김씨의 채용과 승진, 해외출장단 선발 모두 정상적인 절차를 밟아 진행돼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2020년 10월 취임한 김 사무총장의 임기는 오는 10월까지였다.

김 사무총장은 이날 인사과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사직서는 17일 노정희 중앙선관위원장이 주재하는 위원회 회의에서 처리될 전망이다.

김 사무총장과 함께 사퇴 압박을 받아온 노 위원장도 이 자리에서 거취 관련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