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우크라 주민 500명 병원에 몰고 공격…인질삼나”

입력 2022-03-16 17:32
집단 매장 전 시신 수습 중인 모습. AP연합뉴스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에 십자포화를 퍼붓고 있는 러시아군이 시민 500명을 ‘인간 방패’로 세우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중환자 병원에 시민을 몰아넣고 인질로 삼았다는 것이다.

파블로 크릴렌코 도네츠크 주지사는 15일(현지시간) 텔레그램에 올린 글에서 “러시아군이 주민 400명을 병원으로 몰아넣었다. 병원에 있던 의료진과 환자 100명도 함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인질을 인간 방패로 사용하는 것 같다. 거센 공격이 이어지고 있지만 병원을 떠날 수가 없다. 이는 인권에 대한 지독한 범죄”라고 성토했다.

그는 러시아군에게 장악당한 병원 건물이 포탄을 맞아 심하게 파손됐다면서 지하에 마련된 임시 병동에서 의료진이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군은 마리우폴을 우크라이나 동부의 친러 분리주의 반군 지역과 2014년 러시아가 강제병합한 크림반도를 이어줄 수 있는 전략적 거점으로 낙점하고 집중 공격해왔다. 우크라이나 정부에 따르면 러시아군의 포위 공격이 2주째 이어지면서 현재까지 이곳에서만 2500명이 사망했다.

폭격당한 마리우폴 어린이병원. AP연합뉴스

러시아군은 어린이병원, 산부인과 병원, 모스크 등을 가리지 않고 포탄을 난사 중이다. 우크라이나 국민의 결사 항전과 서방국가의 경제 제재로 초조해진 러시아가 점점 더 과격한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계속되는 포격 세례에 주민들은 탈출에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전기와 수도, 가스가 수일째 끊기고 식료품과 의약품까지 고갈된 것으로 알려지며 국제 사회 우려도 커지고 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